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을 향한 퇴진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이 지역에서는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바시르 대통령은 1989년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한 뒤 30년 동안 수단을 통치하고 있는 인물이다.
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수단트리뷴’,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야당 ‘움마당’을 비롯한 22개 정당은 전날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시르 대통령 퇴진과 새 정권 구성을 촉구했다.
이들 정당은 공동성명에서 “현 바시르 정권은 정치·경제·국제적 고립에 따른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그 위기는 수단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는 새 정권을 세움으로써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또 의회를 해산하고 100명으로 구성된 ‘과도의회’를 꾸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AFP통신은 “대통령 퇴진을 주장한 정당들에는 과거 친정부 성향을 보였던 정당들도 일부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수단 여당인 국민의회당(NCP)은 대통령 퇴진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달 19일부터 빵값 인상 등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수단 주요 도시에서 벌어지면서 정국 긴장이 고조됐다. 수단 정부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지금까지 19명이 숨졌다고 밝혔지만,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시위대를 겨냥한 경찰의 발포로 3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바시르 대통령은 국내외의 비판으로 궁지에 몰렸다. 그는 1일 법무부 장관에게 반정부 시위 기간 벌어진 폭력 사태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