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KT&G 인사개입 및 적자국채 발행 압력 등 내부고발을 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신 전 사무관은 4시간 만에 서울 시내 한 모텔에서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발견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8시20분께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지인 A씨는 “신 전 사무관에게서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가 왔다”고 했다. 문자에는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신 전 사무관의 고시원을 방문해 휴대폰과 유서를 발견했다. 또 거주지 인근 폐쇄회로(CC)TV 및 현장 탐문조사 등을 벌였다. 동시에 신 전 사무관이 게시한 인터넷 게시물의 IP 주소를 추적했다. 이날 오전11시19분께 고려대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에는 신 전 사무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죽음으로라도 제 진심을 인정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내부고발을 인정하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 정책 결정 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게시글에 대한 IP 추적을 마친 관악서 실종수색팀은 신 전 사무관이 관악구의 한 모텔에 투숙 중인 사실을 확인했고 문을 강제 개방해 진입했다. 당시 신 전 사무관은 모텔 내 집기로 자살을 시도했으나 목에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사무관이 모텔에 투숙한 시간은 이날 오전2시30분께로 파악됐다.
이후 신 전 사무관은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으로 이송돼 안정을 취한 뒤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한편 이날 오후5시20분께 보라매병원을 방문한 구윤철 기재부 제2차관은 신 전 사무관을 만나지 못하고 부모를 면담한 후 발길을 돌렸다. 방문 목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 차관은 “(신 전 사무관의) 조속한 회복을 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