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간판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광화문으로의 집무실 이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경호·비용을 고려할 때 현행 유지가 합리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공약을 파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유홍준 광화문시대위원장이 대통령 관저의 풍수가 좋지 않다는 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유 위원장은 4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할 경우 청와대 영빈관, 본관, 헬기장 등을 대체할 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며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가 마무리된 후 장기적인 사업으로 집무실 이전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과 건축가 승효상씨 등이 이날 오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문 대통령도 현실적인 제약요인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유 위원장은 전했다.
그는 “광화문 대통령을 하겠다는 뜻은 ‘국민 소통과 청와대 개방’이라는 두 가지가 기조였다”며 “이 중 청와대 개방은 경복궁·청와대·북악산을 연결해 북악산 정축으로 국민들이 올라갈 수 있는 방법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이렇게 연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관저 앞을 통과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관저 이전까지 포함해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는 동선을 경호처와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유 위원장은 관저와 관련해 “누가 봐도 현재 관저가 갖고 있는 사용상의 불편한 점, 나아가서는 풍수상의 불길한 점을 생각할 때는 옮겨야 한다”면서도 “다 만들어 놓고 다음 대통령에게 ‘여기서 살아라’고 넘겨주는 것은 도리에 맞지도 않기 때문에 일단 (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옮기긴 옮겨야 하는데, 지금 추진해도 실제 관저에 머무는 사람은 다음 대통령이므로 우선 계획을 만들어놓겠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유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종종 관저 위치가 풍수상 좋지 않다는 점은 언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