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증시가 심상치 않다.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됐고, 글로벌 증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 증시도 무역분쟁과 기업 실적 악화, 경기지표 둔화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신흥국 금융 불안 등도 당분간 증시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도 증시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투자자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박스권 장세는 한 해가 좋으면 다음 해가 나쁘고, 올해가 나쁘면 내년이 좋은 지그재그 수익률을 나타내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과거와 현재의 주가 흐름을 감안하면 현재 증시는 바닥권에 거의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경기방어주와 배당주 등 증시 부진을 방어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경기가 침체될 때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음식료, 통신, 전력 등을 의미한다. 한국전력(015760) 등의 경기방어주는 이미 지난해 4·4분기부터 주가가 오르고 있다. 배당주는 스튜어드코드십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배당수익률이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과거 배당수익률이 높았으면서도 앞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추려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들도 아직은 존재한다.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 증가, 선가 상승 등이 기대되는 조선, 대형 프로젝트와 남북 경제협력 진전의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 등의 업종이 대표적이다.
박스권 장세에 유효했던 중위험·중수익 투자, 분할매수와 적립식 투자 등의 전략도 다시 기용할 때다. 박스권 장세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 커버드콜 펀드 등이 인기를 더할 전망이다. 적립식 투자는 가입·환매 시점이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장기 투자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해외 투자는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무게가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승승장구했던 미국 증시가 동력을 잃은 사이 신흥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지난해의 낙폭을 만회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