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인류의 달탐사 50주년과 우리의 미래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올해 50주년이 됐다. 냉전시대였던 당시 미국과 소련은 군사 목적의 우주개발 경쟁을 했다. 지난 1957년 소련은 인류 최초로 우주에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고 1969년 미국은 인류 최초로 달에 인간을 내려놓는 데 성공했다.

플라이어호가 처음 날았던 1903년 이후,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항공기술이 빠르게 발전했고 지금은 지구 어느 곳이든 비행기가 갈 수 있게 됐다. 이와 유사하게 인간이 처음으로 달에 간 후 현재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제4차 산업의 급속한 기술 발전이 이뤄져 오는 2040년대에는 달이나 화성 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에는 미국 서부 모하비 사막의 우주공항에서 세계 최초로 민간인이 저렴하게 우주여행을 하는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버진갤럭틱사는 ‘스페이스십2’를 통해 비행기 중앙에 유인로켓을 싣고 고도 20㎞까지 올라간 후 이를 분리해 로켓이 고도 90㎞에 가까운 곳에서 우주여행을 하고 공항에 착륙하는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3억원의 경비가 소요되는 이 여행에 이미 500여명이 예약을 마쳤으며 이와 유사한 회사가 10여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나사) 등 국가기관이 운영하던 우주 사업은 현재 스페이스엑스·블루오리진과 같은 민간 기업들이 새로운 우주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하는 등 이른바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제는 민간 기업들이 우주개발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지하고 직접 투자에 뛰어들고 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하고 있다. 소형 위성의 군집화, 우주관광, 우주자원 채굴, 우주태양광, 발사체의 재사용 기술 개발 등 우주개발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이미 우주기술은 인류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 범위도 매우 넓어지고 있다. GPS 기술은 내비게이션·항공교통관제·자율주행차량에 필수적이고 위성 원격탐사는 기상·해양·농업·산림·환경·재난재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부가가치가 큰 기술이다.

관련기사



1970년대 지금의 유럽연합(EU)이나 중국·일본·인도 등이 본격적으로 우주 산업에 뛰어들었고 각각 발사체와 위성의 개발과 운영 능력을 보유한 우주개발 선도국들이 됐다. 최근에는 우주개발 참여국이 전 세계적으로 무려 70여국에 달할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1989년 우주개발을 시작한 이래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도 빠른 발전을 이뤄내 현재 위성·발사체 개발역량이 세계 10위권에 위치한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우리 기술로 설계·개발한 75톤급 추력의 발사체 엔진에 대한 시험비행에 성공해 2021년을 목표로 하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형 발사체가 개발되면 우리 위성을 우리가 만든 발사체로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독자기술을 가진 우주 선진국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미국이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고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 뒷면 탐사에 도전하는 등 달과 화성으로 우주개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우주개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우주 선진국들과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