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은 ‘CES 2019’에서 ‘기술굴기’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가를 넘어 프리미엄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가전업체는 물론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공지능(AI)·3D프린팅·드론·사물인터넷 분야 기업들이 진일보한 제품을 앞다퉈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격화되고 있는 통상분쟁 속에서 미국의 노골적인 견제 등을 의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자업체 임원은 “지난해 CES에서 3D프린터는 중국제밖에 안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며 “올해는 무역분쟁이 거센 가운데 열리는 만큼 기술 세일즈에 나서면서도 절제되고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봤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CES에 참가하는 중국 기업 수는 1,211개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1,551개사)보다 21.9%가량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미국(1,751개사)에 이어 2위로 전체 참가기업의 27%나 된다. 줄었다 해도 중국의 위용은 여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TV업체의 경우 하이센스·TCL·스카이워스·하이어·창홍 등 ‘TV 톱5’가 모두 참가한다. 이번 CES에서 한국(삼성·LG전자)과 일본(샤프·파나소닉) 업체만 내놓은 8K TV를 내놓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하이센스의 경우 80인치 이상 8K 울트라발광다이오드(ULED)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고 TCL도 고해상도 8K TV를 공개할 예정이다. 가전업체의 한 관계자는 “과거만 해도 중국 업체의 전시장 콘셉트를 보면 국가 색깔이 강했는데 이제는 그런 게 전혀 없다”며 “이번에 8K 시장에 중국이 처음 진입하면 시장경쟁도 한층 달아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초 폴더블폰도 공개된다. 바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 제품이다. 앞서 로욜은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최초 폴더블폰을 발표한 바 있다. 제품명은 ‘플렉스파이(FlexPai)’로 디스플레이가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다.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7.8인치까지 늘어난다. 당시 시장에서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내구성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개선된 제품을 보여줄지가 관심이다. 이번 CES에서 창업자 빌 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홍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OE도 최근 ‘잉크젯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첫 55인치 4K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만큼 관련 제품을 공개할 수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바이턴(BYTON)이 나선다. 올해 초 전기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내년 말까지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CES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CES에서 첫 양산 전기차를 전시한 중국 스타트업 샤오펑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의 기업도 기술력을 뽐낼 것으로 전망된다. 드론 분야에서는 제조사들이 연합해 드론 스마트 제어와 지상관제 시스템, 교통 솔루션 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직이나 미디어센터에서 드론을 운용할 때 쓰이는 클라우드데이터 공유 시스템도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 음성인식 기술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AI 음성인식 기술 업체 아이플라이테크도 주목받는 회사다. 자동차·로봇·가전 등을 음성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