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민은행 파업에 곳곳 헛걸음…“거점점포 안내 중”

창구 곳곳에 ‘부재중’ 팻말…아예 대기순번표 기계 꺼진 곳도

KB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에 파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KB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KB국민은행 지점에 파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KB국민은행이 19년 만에 총파업에 들어간 8일 오전 영업현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시간이 일러서인지 고객들이 많지 않아 예상했던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지점은 직원의 파업 참여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 오후가 되면 은행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고객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4곳 거점 점포 중 하나인 광화문 지점(종합금융센터)은 이날 오전 9시 전후로 큰 차질 없이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2∼3개 고객 응대 창구는 ‘교육중’ 명패가 올려진 채로 비어 있으나 오전 시간의 특성상 고객이 몰리지는 않았다. 광화문 지점 관계자는 “서울 시내 지점의 경우 인원이 많은 대형점포가 대부분이어서 거의 모든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인원이 적은 출장소 등 소형 점포에는 대형점포에서 직원을 보내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9시 30분 영등포구의 한 거점 점포인 서여의도영업부 분위기도 비슷했다. 창구 5∼6곳이 ‘상담/부재중’ 안내 표시가 돼 있고 직원 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방문 고객이 많지 않고 거점 점포인 만큼 고객들이 차질 없이 은행 업무를 마치고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거점 점포가 아닌 일선 지점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송파구 아시아선수촌 지점은 오전 영업을 하지 못했다. 고객을 아예 받지 않아 대기순번표 기계도 켜지 않았다. 지점 관계자는 “파업 때문에 오늘 언제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고객들에게 모두 잠실 새내역으로 가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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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선수촌 지점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잠실새내역지점이라고 상황이 나은 것은 아니었다. 창구 7개 중 4개에서 입출금 업무만 가능해, 다른 업무를 봐야 하는 고객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잠실새내역지점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모(68)씨는 “9시부터 택시를 타고 천호점부터 잠실 쪽을 다니면서 국민은행 지점 연 곳을 찾아다녔는데 다 닫고 그래서 11번째에 이곳에 왔다”며 “통장정리 하려고 했는데 자동화기기를 잘 몰라 창구를 찾아다니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파트단지 인근의 매봉역지점은 입출금 업무를 하는 2층만 문을 열었다. 대출업무를 처리하는 1층은 아예 문을 닫았다. 강남 상업지구 한복판에 있는 논현사거리점도 파업으로 인한 인력 손실이 많아, 원래 10명에 달하는 직원들 대신 본사 파견 1명을 포함해 5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직원들이 분담해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고객 추 모(24) 씨는 “파업하는 거 알고 있었고 오면서 혹시 닫았을까 불안했는데 다행히 입출금 업무를 하고 있었다”라며 “개인적으로 큰 불편은 없었지만 그래도 갑자기 거액을 송금해야 하는 이들은 오늘 같은 날엔 당황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민은행 노사의 협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고객 불편이 심화한다면 국민은행에 단계별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이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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