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이 100만명 이상의 내국인 관광객을 제주도로 끌어들였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한은)는 8일 발표한 ‘제주거주 유명인 방송노출이 제주관광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서 계량모형을 활용해 ‘효리네 민박’의 방송 기간인 2017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이 100만 7,000명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은 ‘효리네 민박’ 방송 효과가 낳은 관광객 증가분을 국내경기, 항공기 왕복편수 등 제주 여행 결정에 결정적인 변수들로 설명되지 않는 관광객 증가분으로 보고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한은은 방송 효과로 늘어난 관광객이 제주 경제에 미친 파급효과를 분석하기도 했다. 방송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6,251억원으로 2016년 기준 제주도 연간 총산출액 30조3,000억원의 2.1% 수준,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3,034억원으로 2017년 기준 제주도 연간 총부가가치의 1.8% 수준, 취업유발효과는 8,693명으로 2017년 기준 제주도 연간 취업자 37만4,000명의 2.3% 수준으로 추정됐다. 방송 효과의 영향이 가장 큰 업종은 음식업과 주점업, 숙박업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제주 여행정보에 대한 주된 수집경로가 인터넷 검색이라는 점을 고려해 포털사이트 검색빈도 추이를 분석함으로써 ‘효리네 민박’이 도내 특정 관광지의 인지도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한담해안산책로 등 ‘효리네 민박’에서 소개된 관광지들은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다. 방송 직후 해당 관광지들은 검색빈도가 급증했다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방송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 토박이들에게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궷물오름과 금오름 등은 방송 직후 검색빈도가 급증했고, 전국적인 인지도도 크게 상승했다. 다만 성산일출봉과 한라산 등 이미 널리 알려진 관광지들은 방송 직후 일시적인 상승을 보였다가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효리네 민박’의 주요 촬영지인 제주 서부지역 관광지에 대한 인지도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령 ‘애월’과 ‘소길리’의 지명 검색빈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오름의 경우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서부지역 오름의 검색빈도가 거문오름 등 동부 지역의 유명 오름을 웃돌았다. 한은은 ‘효리네 민박’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던 기간에 방송되면서 내국인 관광객의 방문을 견인, 제주 관광산업 안정에 기여했다는 결과도 내놓았다.
한은 관계자는 “방송을 통한 관광 마케팅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 또는 소멸하므로 자연과 어우러진 제주만의 독특한 관광적 가치를 제고해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궷물오름 등 방송 후 인지도가 크게 상승한 관광지에 대해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