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박현주 미래에셋회장 단독인터뷰]"국내증시 하락 크게 우려 안해…지수보다 기업 성장성 보고 투자"

"난 즉흥적으로 떠난 것아냐...플랜 있다

작년 국내경영 손떼고 해외 집중

"자의반 타의반 퇴진" 전혀 아니다

본사 찾은 손킴그룹 회장 직접 안내

내일 일본행...공부많이 하고 올것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미래에셋대우(006800) 글로벌투자전략책임자(GISO)는 8일 “나는 늘 똑같다. 지수를 안 보는 사람”이라면서 “산업을 본다. 산업의 경쟁력,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수하동 미래에셋 센터원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시그널팀과 단독으로 만나 “우리가 (주가) 지수 발표를 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주가지수 전망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기업들의 실적전망과 산업의 경쟁력에서 길게 보고 투자 대상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외 증시 하락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그는 “주식 투자 비중에 대해 (다른 투자자산과) 밸런스를 잡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주식 비중을 크게 줄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현주(오른쪽)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수하동 미래에셋센터원 본사에 방문한 응우옌호앙뚜언 손킴그룹 회장을 직접 안내하고 있다.       /강도원기자박현주(오른쪽)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수하동 미래에셋센터원 본사에 방문한 응우옌호앙뚜언 손킴그룹 회장을 직접 안내하고 있다. /강도원기자



최근 중국을 다녀왔다는 박 회장은 미국과 중국, 이른바 주요2개국(G2)의 무역 갈등에 따른 투자환경 악화에 대한 질문에도 “(그런 어려움은) 다 아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내일모레(10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이번에 다니면서 많이 공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을 창업해 국내 1위 투자은행(IB) 그룹으로 키워오며 사내외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오너 회장이지만 그는 투자환경 악화 시각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는 사내 직원들에게 ‘국내 기업보다는 중국의 업종 내 1등 기업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 회장은 “내가 회장이지만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고 내가 자꾸 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사내에 부동산·주식 등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가 있고 그들의 식견을 듣는 것이 낫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해 3월 갑작스럽게 국내 경영에서 물러나 홍콩 법인을 이끌며 해외투자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갖가지 억측을 낳았다. 당시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으면서 IB 핵심업무였던 발행어음 인가가 무산됐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물러났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하지만 박 회장은 “전혀 아니다. 내가 플랜(계획)이 있다”며 “나는 즉흥적으로 일하지 않는다. 그럴 리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이날 베트남의 부동산 개발 및 유통기업인 손킴(SonKim)그룹의 응우옌호앙뚜언 회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응우옌호앙뚜언 회장은 박 회장을 보자마자 “미스터 박”이라고 부르며 반갑게 악수했고 박 회장은 “센터원이 서울의 중심지에 있다”는 설명과 함께 지하 2개 층에 자리 잡고 있는 각종 레스토랑 등 입점 업체를 직접 안내했다. 박 회장은 센터원 2층에 마련된 손킴그룹을 환영한다는 글자가 쓰인 멀티비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곧장 집무실이 있는 동관 21층으로 향했다.

손킴그룹은 부동산 개발 시행사로 1950년 설립된 회사다. 고급 아파트 및 레지던스, 오피스 개발에 강점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호찌민시 핵심도심인 1군에 위치한 엠프레스타워 개발사업에도 손킴그룹이 참여했다. 부동산에서 출발해 유통으로 외연을 넓힌 그룹이다. 지난해 7월 GS리테일과 합자회사를 세워 해외 가맹사업을 함께 펼치기로 계약했다. 호찌민시에 GS25 1호점을 세웠으며 앞으로 10년 내 2,500개의 매장을 열자는 청사진을 세웠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3월 GS리테일과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공동조성했다.

이 사업은 GS그룹·롯데그룹 등 국내 대기업을 제외하고 금융회사로는 유일하게 지난해 3월 베트남 신도시 개발 지역인 투티엠(Thu Thiem)에 1,124억원을 투자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지 인허가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시장성은 여전해 아직 철수하지 않겠다는 게 미래에셋 측의 입장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글로벌 고급 호텔 체인들이 들어선 휴양지인 푸꾸옥 리조트 개발 사업에도 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은 단순히 대출성 투자가 아니라 사업 개발 초기부터 관여하는 지분성 투자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이 손킴그룹과 어떤 협업을 할지도 관심거리다. 부동산 개발에서 강점을 보이는 미래에셋과 마찬가지로 손킴그룹도 주거용 부동산과 호텔·리조트, 상업용 오피스 개발을 전문적으로 하는 부동산 디벨로퍼에서 식음료와 편의점 사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개발을 위해 입점 업체를 구성하는 과정부터 나서는 대기업인 셈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신남방정책의 일환으로 베트남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임세원·강도원기자 why@sedaily.com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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