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의 삼성전자 사업장을 직접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청와대 핵심인사들은 물론 전 부처 수장들에게 현장 중심 경제정책을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총리가 앞장서 기업 현장방문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내각 책임자의 첫 현장 행보라는 상징성 때문에 방문 기업으로 국내 수출을 20% 이상 책임 지고 있는 삼성전자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9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이 총리는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의 5G 쇼룸과 5G 장비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볼 예정이다. 정부 측에서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이 총리를 수행하고 삼성전자 측에서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부회장, 이인용 고문, 노희찬 사장, 전재호·강호규·주은기 부사장 등이 총리 일행을 맞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현장에서 전 부사장이 5G, 강 부사장이 반도체 현황을 직접 보고할 예정”이라며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직접 만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한국의 수출 효자인 반도체와 정보통신장비 산업의 어려움에 대한 얘기가 오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내놓은 4·4분기 실적 잠정치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41% 이상 줄어들었고 스마트폰 부문도 31% 감소했다. 게다가 업황 전망도 좋지 않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 등 주요 수출 대기업의 영업실적도 내리막이어서 한국 경제 전체에 암운이 드리운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연일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고 있다. 전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도전이 만만치 않다”면서 부처 보고서가 아닌 현장 실무자들의 땀 속에서 답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어 이날은 노영민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도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는 게 해야 할 일”이라며 이례적으로 경제계와의 가교 역할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