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증권사, 베트남으로 진격

"경제 성장 잠재력 크다" 판단

상위 10개 증권사 중 5곳 진출

KB證 호찌민 지점 4개로 늘려

미래에셋대우 현지법인 자본 확대

한투證 파생상품 라이선스 취득

김성현(왼쪽 네번째) KB증권 사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KBSV 사이공지점 개설행사에서 박천수(〃 첫번째) KB증권 글로벌사업본부장, 응우옌득호안(〃 두번째) KBSV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KB증권김성현(왼쪽 네번째) KB증권 사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KBSV 사이공지점 개설행사에서 박천수(〃 첫번째) KB증권 글로벌사업본부장, 응우옌득호안(〃 두번째) KBSV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KB증권






국내 증권사들이 성장 잠재력을 갖춘 베트남 시장에서 세 불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베트남은 국내 상위 10개 증권사 중 5대 증권사가 진출한 유일한 동남아시아 국가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외국계 증권사 최초로 파생상품(선물) 시장에 진출하는 등 업무영역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베트남 호찌민에 2개 지점을 개설해 총 4개 점포로 확대하면서 국내 빅5 증권사 모두 베트남에서 영업을 하게 됐다. KB증권의 베트남 자회사 KBSV(KB Securities Vietnam)는 최근 사이공지점을 열어 총 4개 지점을 운용하게 됐다. 지점망 확대를 발판으로 파생상품 등 투자은행(IB) 시장 진출도 노릴 계획이다. 김성현 KB증권 사장은 “어려운 글로벌 경제여건에도 베트남 경제는 안정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 중 가장 먼저 베트남 시장을 두드린 미래에셋대우는 베트남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두 차례 증자를 통해 현지법인 자본을 2,177억원까지 늘렸다. 이는 자본금 기준으로 베트남 현지 증권사 70여개 중 3위권 수준이다. 지난해 말에는 파생상품 라이선스도 취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하노이증권거래소에서 파생상품 라이선스를 외국계 증권사 중 최초로 취득했다. 베트남 전체 증권사 중에서는 여덟 번째다. 후발주자인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베트남 기업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주관을 성공리에 마쳐 주목을 받았다. 발행사는 동남아 1위 플라스틱포장재 생산업체 안팟플라스틱으로 발행 규모는 총 4,000억동(약 190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도 오는 4월 기존 베트남 합작법인을 100% 자회사로 새롭게 출범해 파생상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법인 진출 형태는 아니지만 현지 대형 증권사인 호찌민증권과의 제휴를 통해 주식 매매와 리서치 교류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베트남을 아시아 요충지로 삼는 것은 베트남의 성장 때문이다. 지난해 신흥국 위기 우려 속에서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7.08%로 당초 6.7%였던 정부 목표를 상회했다.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중국의 성장이 주춤한 사이 포스트 차이나로 자리를 굳힌 베트남은 2014년 이후 매년 6%대 고성장을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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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주식 시장은 2017년 전년 대비 50%가량 급등했지만 지난해 신흥국 증시 전반에 대한 위기설과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부침을 겪고 있다. VN지수는 지난해 4월 1,204.33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신흥국 증시 위기 속에서 폭락해 올 1월3일 878.22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30%가량 급락한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의 주식 상승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 지난 몇 년간 지나친 고성장으로 투자를 망설이게 했던 높은 주가수익비율(PER)도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초 20배까지 치솟았던 PER은 12개월 선행 평균 15배까지 낮아졌다. 최근 3년 평균 주가수익비율인 15.7배에 가까워진 수치다. 베트남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도 많다. 김예경 NICE신평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주변국의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웃도는 것과 달리 지난해 11월 말 호찌민 주식시장 시총은 GDP 대비 59.6%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보리·박성규·박경훈기자 boris@sedaily.com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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