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의 배송 경쟁이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확산된 데 이어 반찬류를 중심으로 정기구독 형태의 정기배송으로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재 정기배송 시장은 한국야쿠르트·동원홈푸드 등 식품업체를 중심으로 형성됐고, 여기에 롯데백화점이 전문 업체를 온라인몰에 입점시키는 형태로 발을 디뎠다. 업계 안팎에서는 시장 규모를 1,000억 원대로 예상한다. 초기 투자비용이 적지 않은 만큼 성장은 업계 안팎의 예상보다 더디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은 10일 가정식 반찬 판매업체 ‘라운드키친7’과 손잡고 맞춤형 가정식 반찬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를 11일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서울·경기지역에서는 새벽배송도 지원한다. 롯데백화점 측은 1~2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반찬을 소량으로 구매하려는 고객도 많아지리라는 예상에 가정식 반찬을 정기 배송하는 서비스까지 도입했다고 전했다. 작년 설날부터 시작했던 명절 상차림 배송과 엘롯데를 통한 반찬 배달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백화점의 반찬 구독 서비스가 기존 온라인 새벽배송과 차별화하는 부분은 고객 요청을 반영한 맞춤형 생산이다. 고객에게 인기 메뉴 4~5종을 2만 원에 제공해 먼저 맛을 보게 한 다음 전화 상담으로 반응을 받아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는 김치·볶음·조림·전·국 등 약 200여 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반찬 구독은 롯데백화점이 직접 진출하는 형태가 아니라 온라인몰 ‘엘롯데’에 라운드키친7이 입점해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문은 엘롯데를 통해 받고 제조 등 이후의 과정은 라운드키친7에서 맡는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우선 엘롯데에서 정기배송 멤버십 10만·20만·40만 원을 결제해야 한다. 이후 업체가 고객 취향, 배송 일정, 수량 등을 전화 상담으로 확인하게 된다. 그 다음 전용 홈페이지에서 메뉴를 주문하면 주문 금액에 따라 적립금에서 차감하게 된다.
이 같은 정기구독 형태의 배송으로는 신세계조선호텔의 ‘김치 케어’ 서비스가 눈에 띈다. 조선호텔은 지난 2015년부터 회원 대상으로 배추김치·깍두기·오이소박이 등 직접 담근 김치를 월 1~2회 정기적으로 배송하고 있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서비스 시작 후 초기 고객들이 3년째 계속 이용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며 “덕분에 김치 매출도 최근 3년간 22% 늘었다”고 전했다.
그 외 주요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 혹은 온라인몰을 통한 반찬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정기배송에 나선 건 롯데백화점이 처음이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온라인몰 ‘이마트몰’ 내 전문관 ‘쓱찬(SSG찬)’을 통해 반찬을 배송 중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유통업계 처음으로 신선식품의 새벽배송을 시작했으며, 현재로서는 서비스의 내실을 강화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업계에서는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2016년 6월 시작한 ‘잇츠온’과 동원홈푸드의 ‘더반찬’이 대표적 서비스로 꼽힌다. 잇츠온은 방문 판매원인 ‘야쿠르트 아줌마’가 냉장 상태로 정기적으로 직접 배송해 주는 특징을 앞세워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누적 매출 200억 원(밀키트 포함)을 달성했다. 더반찬의 경우 2016년과 2017년 각각 매출 300억 원, 400억 원 규모로 커졌고 지난해도 전년 대비 20%가량 성장세를 자체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반찬 관계자는 “올해부터 새벽 배송 강화하고 간편결제도 도입하는 등 상품·결제·배송 모든 부분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며 “고객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 후에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