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상생 약속한 카카오가 착취"…분신 택시기사 유언 공개

택시단체 “택시기사들이여 일어나라” 투쟁 촉구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설치된 카풀 반대 천막농성장 앞에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카풀 도입 반대 문구를 택시에 부착하고 있다. 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서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 임 모(64) 씨가 전신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해 사망한 두 번째 사례다. /연합뉴스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설치된 카풀 반대 천막농성장 앞에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카풀 도입 반대 문구를 택시에 부착하고 있다. 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서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 임 모(64) 씨가 전신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해 사망한 두 번째 사례다. /연합뉴스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카카오 카풀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60대 택시기사 임모 씨가 녹음으로 남긴 유언에서 카카오와 정부를 비판했다.

택시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녹음에서 임씨는 “카카오는 당초 택시와 상생을 약속했으나 지금은 (택시에서는) 콜비 챙기고 대리기사는 수수료를 20% 착취하고 있다”며 “택시기사들이여. 다 일어나라. 교통을 마비시키자”고 말했다. 임씨는 또한 “문재인 정부는 알고 있는가. 비정규직 문제, 말만 앞세우는…”이라며 “국민들은 다 죽어도 괜찮다는 말인가. 나는 더이상 당신들 밑에서 살기 싫다. 저 멀리서 지켜보겠다”는 말도 남겼다. 임씨는 수첩에 적은 메모를 통해서는 “카풀의 최초 도입 취지는 고유가 시대에 유류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가용 자동차를 함께 타자는 운동의 일환이었지만 변질했다”며 “택시업계와 상생하자며 시작된 카카오가 택시(시장을) 단시간에 독점해 영세한 택시 호출 시장을 도산시키고”라고 적었다.


지난달 10일 택시기사 최 모 씨가 분신으로 사망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2번째 분신 사고가 발생하자 택시업계 4개 단체는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등 택시 4개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임 열사는 평소 여·야 정당이 카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평소에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힘없고 권력 없는 택시 종사자의 외침을 저버린 정부 여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 제3·제4의 열사들이 나오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직접 나서 택시 가족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택시 4개 단체는 대통령과의 면담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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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는 카풀 서비스를 내놓은 카카오와 관련해선 “우리는 카카오카풀의 운행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에 나오라고 카카오에 요구했으나 카카오는 불법 카풀 영업을 계속하며 이를 거부하고 있어 현재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불법 카풀영업의 즉각 중단을 재차 요구한다”며 “불법 카풀영업의 중단이 없으면 일절 대화를 거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4개단체는 임씨의 장례를 ‘택시단체장’ 7일장으로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택시를 타고 청와대로 이동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박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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