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스코틀랜드의 한 작은 마을에서 세 사람이 참혹하게 살해당한다. 이 잔혹한 범행은 17세 소년이 저지른 것으로 일찌감치 밝혀진다. 그런데 이 소년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가 엇갈린다. 누군가는 “그럴 줄 알았다”고 혀를 차는데, 또 다른 누군가는 “착한 소년이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도대체 이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작가 그레임 맥레이 버넷이 쓴 ‘블러디 프로젝트: 로더릭 맥레이 사건 문서’는 영국에서만 20만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수수께끼를 던지며 범인을 찾아가는 범죄소설의 전통적인 문법을 배제하면서도 읽는 내내 독자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서스펜스가 압권이다. 1800년대 스코틀랜드에서 비인간적인 착취 구조에 무방비로 내몰린 소작농의 생활상, 당시의 사법 제도의 부조리함 등도 치밀한 고증을 통해 살려냈다. 지적인 역사 스릴러물의 대가인 움베르트 에코가 부활한 듯한 느낌마저 안기는 이 작품은 2016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미국 유력지인 월스트리트 저널로부터 ‘올해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