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입당을 앞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내에서는 ‘계파 갈등 재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상징성을 고려할 때 그의 등판이 ‘친박 결집’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가 황 전 총리와 비박계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양강 구도로 흘러갈 경우 이 같은 계파 경쟁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14일 한국당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15일 국회에서 한국당 입당식을 갖고 정당 활동을 시작한다.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입당은 사실상 당 대표 도전 선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치권은 황 전 총리의 등판이 계파 대결을 다시 불러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당 전당대회가 ‘황교안-오세훈’ 양강 구도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 마지막 총리였고 오 전 시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한 전력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이미지가 선명한 두 사람이 전면에 나설 경우 저절로 계파 프레임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황 전 총리의 입당을 ‘보수 지지층 확대’라고 강조하는 분위기다. 당의 한 의원은 “지금 우리 당에 차기 대권 주자도 없고, 인지도도 떨어지는 편”이라며 “이런 갈증을 풀어주는 측면으로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친박 진영의 단일화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친박계 주자는 정우택·김진태 의원과 김태호 전 경남지사다. 비박 진영의 교통정리 상황에 따라 표 분산 방지 및 계파 견제를 위한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친박 진영의 한 의원은 “모두가 뛰어들어 경쟁하는 것은 낭비”라며 “상황을 지켜보다 일부는 최고위원 도전으로 넘어가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한편 한국당은 현행 단일지도체제(당 대표·최고위원 선거 분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여성 최고위원의 경우 현행 ‘분리 선출’에서 ‘동시 선출’로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