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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2년만에 성과급 받은 이유는

2017년 성과급 80억원을 예산부족으로 지급 미뤄

임금체불 논란에 작년 불용예산 전용해 80억 지급

인력투자 인색한데 제2청사에 1,000억 투입해 논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투자운용 성과급 80억원이 2년 만에 지급됐다. 마이너스 수익률이 예상되는 작년과는 달리 높은 수익률을 올린 2017년 실적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예산을 추가로 줄 수 없다며 반대하다 결국 작년에 쓰지 않고 남은 불용예산으로 돌려막았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인재 투자에는 인색하면서 건물을 짓는데 1,000억원을 투입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에게 2017년 운용 수익률 7.3% 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했다. 예산은 인건비 불용예산 약 60억원과 일반직 경영평가 성과급 20억원을 전용했다. 기금운용본부는 운용역에게 수익률이 목표보다 높으면 성과급을 주고 낮으면 3년 계약 연장 여부에 반영한다.

국민연금은 인건비를 정부가 예산으로 지급한다. 성과급이 지연된 이유는 예상보다 수익률이 높게 나오면서 보건복지부가 예산을 미처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23억원이 필요했지만 예산은 43억원 뿐이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운용계획변경을 통해 추가로 예산을 지급하는 것을 반대했다.


사안은 노동계로 번졌다. 국민연금공단 이사회와 기금운용위원회에 참여하는 민주노총은 이를 임금 체불로 규정하고 법적 검토를 거쳐 정부에 소송을 걸겠다고 압박했다. 우여곡절 끝에 성과급은 지급됐지만 국민연금공단은 불용예산을 전용하면 공공기관 평가나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제 삼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에 책정된 성과급도 주지 못하면서 인력 이탈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실무를 맡는 운용역은 국내외 최고 인재가 모여야 하지만 갈수록 인력층이 얇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건비는 정부가 통제하고 국민연금 공단과 연봉체계가 같이 묶이기 때문에 사실상 인상이 어렵다.

반면 해외 연기금은 전 세계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캐나다연금은 최고 경영자 겸 운용책임자에 40억원, 선임 운용역에는 30억원을 연봉으로 지급한다. 이들은 10년 이상 근속하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7.1%, 2017년 말 기준 최근 10년 평균 9.1%의 순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은 각각 2.4%와 5.6%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 공단은 현재 250명선인 기금운용본부 인력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을 대비해 전북 전주에 제2청사를 짓는 사업에 착수했다. 여기에 책정한 예산은 2018년 456억원, 2019년 578억원 등 1,034억원이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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