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를 앞세워 인터넷TV(IPTV) 판 흔들기를 시작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 서비스 제휴를 시작한 뒤 IPTV 업계 3사의 가입자 순증은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가입자 순증이 두드러진 LG유플러스는 이달 넷플릭스와 요금 결합상품을 출시해 IPTV 시장 공세를 확대하겠다는 각오다.
11일 IPTV 업계 3사가 최근 공시한 지난해 11월 가입자 규모를 살펴보면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순증이 두드러진다. LG유플러스는 11월 IPTV 가입자 순증이 4만2,096명으로 지난해 1~11월 가운데 3월(4만9,906명) 이후 월별 수치로는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IPTV 업계 1위 KT와 2위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1월 가입자 순증 수치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KT의 11월 가입자 순증은 1만4,783명에 그쳤다. 9월과 10월에 순증 규모가 각각 4만4,385명, 4만913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의 둔화가 뚜렷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지난해 11월 가입자 유치에 애를 먹었다. 지난해 11월 순증 규모는 2만3,332명으로 9월(4만13명)과 10월(2만5,612명)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LG유플러스의 11월 약진은 넷플릭스 효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유플러스 TV에 넷플릭스 독점 공급을 시작했다. 넷플릭스 전용 셋톱박스를 설치할 필요 없이 유플러스TV 셋톱박스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도 높였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 초기 반응이 아주 좋다”며 만족감을 표시한 바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11월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된 것과 관련 조직개편 여파, 계절적 요인 등을 이유로 설명하고 있지만 넷플릭스 여파도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 IPTV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합상품에 묶인 가정은 IPTV 갈아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케이블TV에서 넘어오는 신규 가입자 등은 넷플릭스 영향을 간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기세를 몰아 IPTV 시장 판세 흔들기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넷플릭스와 IPTV 결합 요금제를 내놓겠다. 결합요금제가 나올 경우, 소비자 부담금이 줄어들어 신규가입자 유치에 유리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현재 2위 SK브로드밴드와 시장점유율 격차를 상당히 줄인 상황이어서 자신감이 크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7년 11월 IPTV 시장점유율 22.9%에서 지난해 10월 24%까지 늘렸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28.4%에서 28.5%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고, KT는 48.8%에서 47.5%로 떨어졌다. 하 부회장은 최근 “IPTV에서 지속적인 서비스 확대를 준비 중이며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제휴도 고려하는 등 변화의 중심에 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