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최악 미세먼지, 언제까지 중국에 저자세 보일건가

환경부와 서울시가 13일에 이어 14일에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수도권에서 이틀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것은 지난해 1월과 3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이날 인천과 경기도·부산·대전 등 모두 10개 시도에서도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 전국이 미세먼지에 갇힌 형국이다. 희뿌연 미세먼지 때문에 국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거나 밖에 나가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최근 펴낸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이 느끼는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은 83.3점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미세먼지로 삶의 질이 갈수록 저하된다는 점이다. 수년 전부터 미세먼지 이슈가 제기됐지만 개선되기는커녕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제는 숨 쉬는 자유조차 제한받을 지경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런데도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은 변죽만 울리고 있다.


근본 원인에 대한 처방 없이 주차장 폐쇄나 화력발전소 가동시간 단축 같은 미봉책으로는 미세먼지를 잡을 수 없다. 비상조치는 그야말로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정책이 수립되려면 무엇보다 주범 중 하나인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까지 나온 국내외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50%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처럼 고농도인 경우에는 60~80%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관련기사



하지만 중국은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 중국 생태환경부는 “서울 미세먼지는 현지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강변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저자세를 보이고 있으니 답답하다. ‘서울 탓’이라는 중국의 주장에 침묵하다 여론의 질책이 쏟아지자 뒤늦게 “중국이 자국에 유리하게 해석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을 뿐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중국의 책임을 입증할 기상항공기의 미세먼지 농도측정 자료 등을 공개하고 중국에 할 말을 해야 한다. 그래야 중국의 억지와 지연전략을 차단하고 제대로 된 국제공조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겠는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