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미국이 진정으로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바란다면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인 행동을 취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이날 ‘세계 앞에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에서 “조선반도에서 핵 문제를 산생(생산)시킨 장본인으로서 미국이 자기가 할 바는 하지 않고 날강도적인 전제조건만 내흔들면서 그것을 강요한다면 조선반도 핵 문제는 언제 가도 해결될 수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이른바 핵무기 ‘4불(不)’ 입장을 언급하며 “공화국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적 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 두 나라 관계가 빠른 속도로 전진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 간 협상 교착의 원인을 미국에 돌리며 “미국이 세계 앞에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공화국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공화국으로서는 신년사에서 밝힌 것처럼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 고위급회담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의 ‘상응 조치’ 없인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합동군사훈련과 전쟁장비 반입을 중단하라는 주장도 반복했다.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논평에서 “(남측 당국이) 아직까지도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과 전쟁장비 반입을 중지하는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그것은 지난해 북남 사이에 채택된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인 역사적인 북남선언들과 군사분야합의서에 대한 부정”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선전 매체 ‘메아리’도 “북남 사이에 군사적 적대관계의 근원을 청산하지 않으면 서로 간의 불신이 완전히 가셔질 수 없으며 민족공동의 번영을 위한 의의 있는 사업들에 어떤 장애가 생기겠는지 예측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런 주장 역시 남측 정부를 향해 요구를 쏟아내면서 동시에 미국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조이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다만 협상판을 고려해 원색적인 비난을 하지 않고, 대외용 매체를 활용한 ‘장외 공세’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