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핵능력·특수대대 고도화' 평가에도...北재래식무기 위협 없다?

'北정권·군=적' 8년만에 사라져

'日과 자유민주 가치공유'도 빼

한일 갈등 표면화하는 강수둔셈

주변국과의 군사협력 순서도

韓中-韓日로 중국이 앞서







국방부가 15일 공개한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적’ 개념이 8년 만에 사라졌다. 우리 군은 참여정부 때 발간된 2004 국방백서 이후 주적(主敵) 표현을 삭제했다가 2010 국방백서부터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이라고 다시 적시해왔다. 이번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특수작전대대의 전투능력은 고양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주적을 삭제한 무리수를 둔 셈이다. 더구나 한일관계와 관련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기본가치 공유”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등 한일 간 갈등을 표면화하는 강수를 뒀다. 북한군에 대한 국방부의 평가 등이 담긴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된다.

국방부는 ‘적’에 대한 개념을 ‘대한민국의 주권·국토·국민·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으로 재정의했다. 적 개념을 북한 위협뿐만 아니라 점증하고 있는 잠재적 위협과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기술했다는 설명이다. 국방목표도 “외부의 군사적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하고 평화통일을 뒷받침하며 지역의 안정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설정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0~2016년 백서에 등장했던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은 찾을 수 없었다. 이번 국방백서에서는 “남과 북은 군사적 대치와 화해·협력의 관계를 반복해왔으나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안보환경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2006년 백서에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등은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기술했지만 이번에는 언급이 되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뿐 아니라 평양 남북군사합의서 기본정신에 따른 입장을 존중한다는 취지라지만 군의 대적관이 혼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군의 병력과 전략무기 등이 우리 군보다 우위에 있음을 국방백서에 명시했는데도 재래식 위협을 삭제했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백서에는 특수작전대대를 창설하는 등 북한군 특수전력이 2년 전보다 강화됐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남북한 상비병력 규모도 국군이 59만9,000여명으로 128만여명인 북한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국 군사협력 순서의 경우 ‘한일 -한중’에서 ‘한중-한일’로 일본보다 중국이 앞서 기술됐다. 악화할 대로 악화한 한일관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백서에는 북핵과 관련한 일본과의 협력사항도 빠졌다. 일본이 안보협력 대상국에서 한국을 과거 2위에서 5위로 낮춰 잡은 것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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