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취준생 로망' 정유사, 자소서로 승부 걸어라

인사담당자가 전하는 '채용팁'

블라인드 면접 도입 확산으로

학벌보다 성장 가능성 등 중시

해외 법인·안전·환경 분야 등

전공살려 틈새지원하면 효과적

기업별 인재상 미리 숙지할 필요

SK이노베이션 인사담당자들이 2018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과 관련한 면접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SK이노베이션 인사담당자들이 2018년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과 관련한 면접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평균 연봉 1억1,000만원에 달하는 ‘신의 직장’이지만 입사 문은 어느 산업군보다 좁다고 유명한 곳. 입법·사법·행정고시 합격자도 부러워 한다는 최고의 직장. 다름 아닌 대형 정유사다.

실제 각 업체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 2017년 기준 평균 연봉은 1억1,100만원에 달해 말 그대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아람코가 최대 주주인 에쓰오일의 경우 평균 연봉이 1억 2,000만원이다. 이외에도 GS칼텍스의 평균 연봉은 1억800만원이며 4대 정유사 중 연봉이 가장 낮다는 현대오일뱅크 또한 평균 연봉이 9,900만원이다.


이 때문에 정유사 취업은 매우 힘들기로 유명하다. 취준생 사이에서는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졸업생 중에서도 화학공학 전공 내지는 상경계열 같은 입시 커트라인이 높은 곳이 아니면 정유사에 취업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정유업체 직원은 “동기 100여명 중 SKY와 카이스트·포항공대를 제외한 학교 출신은 거의 보기 힘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유업체 인사 담당자들은 블라인드 면접 등으로 ‘평평한 운동장’에서 채용 과정이 진행되는 만큼 정유 업체 입사가 ‘헛된 꿈’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취준생의 로망이라는 정유 업체는 과연 ‘닿을 수 있는 꿈’일까.


◇고학벌 아니면 힘들다?=학벌을 많이 본다는 소문과 관련해 정유업체 인사 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오해’라는 입장이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벌만으로 사람을 뽑기에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5년부터 자기소개서 평가 및 면접 전형을 블라인드 형식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 자기소개서는 타기업 대비 장문의 내용을 요구하는 데 이 또한 서류전형 시 학벌 보다는 자기소개서 답변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인사 담당자의 설명이다. 면접 과정에서도 모든 면접관은 지원자의 이름 외에 나이, 학교, 학점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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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또한 지난 2007년부터 실무 면접에서 블라인드 면접 방식을 도입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학력이나 출신지, 신체조건 등 차별을 유발할 수 있는 항목을 최대한 제외하고 철저하게 직무능력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 또한 “학벌보다는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입사에 대한 의지와 향후 회사에서의 성장 및 기여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유사들은 신입사원의 출신 학교 별 분포를 별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문과생은 취업이 어렵다?=정유사들은 정유업종 특성상 문과생에게는 취업문이 좁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타 제조업 또한 문과생에게 문호가 좁은 것처럼 정유 업체라고 특별히 문과생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딱 맞는 전공이 아니더라도 교육으로 역량을 높일 수는 있지만 석유화학연구소에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국문과 출신을 채용한다거나 배터리 연구소에 경제학과 학생을 채용하기는 어렵다”며 “ 일반 사업이나 경영지원 직군은 전공 지식 활용도보다 직무수행 역량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전공에 상관없이 노려볼만 하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문과생의 경우 정유업체 인턴 등의 경험까지 있을 경우 해외 법인 근무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입사문턱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 인사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학공학과 출신이 아닌 이과 출신 취준생이라면 업계 현황과 본인의 전공을 살려 취업을 타진해 볼만 하다. 최근 안전이나 환경 관련 사회적 이슈가 큰 만큼 안전 및 환경 관련 전공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주 52시간 도입 등으로 정기 유지 보수와 관련한 수요가 늘어난 만큼 기계나 전자과 출신들에 대한 선호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경영관리 최적화가 정유업계에도 화두인 만큼 컴퓨터 공학과를 나온 취준생도 입사 문을 두드려볼만 하다.

◇정유업체가 바라는 인재상은?=모든 업체가 업무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원하긴 하지만 각 사별로 원하는 인재상은 조금씩 다르다. 예를들어 SK이노베이션은 직무, 태도, 소통 능력을 균형 있게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원자의 직무적합도 및 SK그룹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기준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고 있다”며 “자기 절제와 사려깊은 행동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존중과 배려를 보일 줄 아는 인재를 선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 관계자는 “ 정유사 내에서도 엔지니어, 연구개발, 영업 등 다양한 직군이 존재하며 요구되는 역량이나 자세도 각기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관점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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