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시그널] 한화 이어 금융지주들 눈독...불붙은 롯데금융 인수전

28일 공개경쟁 방식으로 예비입찰

KB, TF통해 카드 등 업권 분석

PEF는 수익성 높은 캐피탈 관심

1815A10 롯데금융그룹 주요 주주 현황



오는 28일 롯데카드·롯데캐피탈·롯데손해보험 등 3개 금융계열사의 예비입찰을 앞두고 한화그룹에 이어 금융지주사들도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카드·보험 등 불투명한 업권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인수후보자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인수전이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주 내부에 카드와 보험사 직원들을 파견받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카드·보험 등 업권별 분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카드와 손보에 대한 투자설명서(IM)를 받아 고민 중”이라며 “규제 영향과 산업의 성장성 및 수익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뜯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탄탄한 실탄을 바탕으로 언제든 들어올 수 있는 후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리딩금융그룹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KB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현재 3위권인 KB국민카드가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제치게 된다. 손보의 경우 추가 자본확충 부담이 커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카드·캐피탈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완료하고 아시아부동산신탁까지 품에 안으면 올해 자산과 순이익 모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KB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과의 리딩금융그룹 경쟁을 의식해 쫓기듯 M&A를 강행하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도 롯데카드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예비입찰까지 열흘가량 시간이 있는 만큼 면밀히 들여다본 뒤 움직이겠다는 입장이다. 단, 표준등급법 적용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비율 하락으로 인해 올해는 자본여력에 어려움이 있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으로 손을 잡는 방안도 점쳐진다.

관련기사



한화그룹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한화는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TF를 가동 중이다. 여 사장은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주도하는 등 그동안 한화의 주요 M&A를 총괄해온 인물이다. 롯데백화점 이용 고객에 기반을 둔 롯데카드의 고객 수는 771만명으로 한화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갤러리아백화점을 비롯해 유통 분야를 중심으로 빅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롯데손보는 최근 한화손보와 같은 전산시스템으로 교체해 내부에서도 인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한화손보의 자산은 16조1,859억원이고 롯데손보는 13조4,887억원이어서 두 회사가 합병하면 자산 규모 29조6,746억원으로 손보업계 빅5를 형성할 수 있다. 다만 캡티브마켓(내부 계열사) 비중이 높고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지난해 3·4분기 말 157.63%에 그쳐 3개사 중 가장 매력이 떨어진다.

이 외에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오릭스PE 등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들도 IM을 받아 인수전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수익성이 높은 롯데캐피탈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할부·리스·대출 등 소매 분야에 강점이 있는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린 알짜 회사로 현금 창출력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FI들은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투자자(SI)들과 컨소시엄으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롯데그룹은 카드·캐피탈·손보 등 3사 패키지 매각을 희망했으나 적합한 원매자가 없어 28일 예비 입찰시 개별적으로 써내는 ‘오픈 비딩’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는 3사 패키지로 3조5,000억원대를 생각하는 반면 금융권에서는 2조원 초반대로 보고 있어 눈높이 차이도 크다. 매각가 산정 기준이 되는 자기자본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카드 2조1,655억원, 롯데손해보험 5,138억원, 롯데캐피탈 1조1,569억원 등으로 3사의 자본총계는 3조8,363억원이다. 3사 매각에 대한 금융자문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담당하고 있으며 법률자문은 롯데카드·롯데캐피탈은 김앤장이, 롯데손보는 율촌이 각각 맡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롯데가 일부 지분을 남길지, 매각 후 우선매수권을 보유할지, 금융 및 유통 등 고객 데이터가 인수자에게 모두 넘어갈지 등을 향후 관전포인트로 보고 있다.
/황정원·박시진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