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 것 보고 “아, 잘생겼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잘 생긴 바이크는 많으니까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소리까지 듣고 나니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얼마 전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인 미국 CES 2019에서 할리데이비슨이 공개한 첫 전기 모터사이클, 라이브와이어(LiveWire™) 이야기입니다.
전기 바이크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배기음이 없습니다. 할리는 배기음이 매력 포인트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할리는 마치 제트기가 이륙하는 듯한 미래지향적인 사운드를 라이브와이어에 얹었습니다. 아래 동영상 두 편에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귀가 얇긴 하지만 벌써 조금 반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lifeofarider/videos/1937817363002802/ |
그리고 정말 ‘강려크’한 장점이라고 느껴진 게, 전기 바이크니까 할리 특유의 여름에 타죽을 것 같은 열기도 없습니다. 엄청난! 강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진동도 최소화했다고 합니다. 뼛속까지 할리 매니아이신 분들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합니다(할리 라이더 분들, 댓글로 달아주세요!).
한 번 충전으로 주행가능한 거리가 약 180㎞로 다소 짧은 편이라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보통 전기차 실제 주행거리는 제원표보다 짧으니까요. 가정용 콘센트로는 하룻밤, 레벨3 DC 급속 충전기로는 한 시간 만에 완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라이브와이어는 오는 8월 미국 출시 예정, 가격은 2만9,799달러(약 3,300만원)부터입니다.
라이브와이어 외에 또 궁금한 모델이 있습니다. 독일 기업 ‘솔 모터스(Sol Motors)’가 선보인 ‘포켓 로켓(Pocket Rocket)’입니다. 어렸을 적 영화에서 보던 21세기형 교통수단 같은 디자인이 이목을 끕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동영상도 보시구요.
솔모터스 홈페이지는 바이크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고 있어서 자세한 정보를 찾아내진 못했지만, 창업자 인터뷰에 따르면 생긴 지 몇 년 안된 모빌리티 스타트업으로 추정됩니다. 포켓로켓은 2종류로 출시될 예정인데 ‘L1e’는 최고 시속이 50㎞, ‘L2e’는 80㎞라고 합니다. 알루미늄 프레임이라 바이크 무게가 55㎏밖에 안됩니다. 배터리 떨어지면 들어서 옮길 수도 있겠지 말입니다. 시트고도 118㎝로 매우 낮아 누구나 안심하고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디자인이 과연 편할까, 엉덩이 되게 아픈 거 아닐까 싶긴 한데 도심형 전기바이크로는 나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전기바이크는 이미 상당히 많이 출시·판매되고 있습니다. BMW모토라드는 이미 지난 2014년부터 전기 스쿠터를 판매 중이고, 삼성전자와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업체인 ‘에너지카’의 합작품 ‘볼리드-E’도 공개됐구요. 국내에는 대림오토바이의 전기스쿠터 ‘재피’가 있습니다. 정부도 재피를 포함한 일부 전기바이크 모델에 대해 취등록세 면제, 보조금 230만원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전기바이크 확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왠지 의식의 흐름 기법 같긴 하지만, 전기바이크 대국은 중국입니다. 자전거가 마치 백색가전처럼 집집마다 필수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온통 전기바이크더군요. 최근 중국 운남성으로 휴가를 다녀왔는데 정말 휘발유 이륜차는 싹 사라졌고 자전거마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모두들 조용한 전기바이크를 타고 다니더군요. 다들 첨단 전기바이크와는 거리가 멀어보이긴 하지만, 모기 소리(엥~)만 나는 엄연한 전기바이크들입니다.
알아보니 각 지자체별로 전기바이크가 아니면 도심에는 못 들어온다든가 하는 식으로 규제가 도입돼 있더군요. 상하이 같은 경우 이제 휘발유 바이크는 번호판을 아예 발급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3년 동안 중국 내 전기 모터사이클 판매량은 3,000만대에 달합니다. 전세계 전기바이크 판매의 90%가 중국에서 이뤄질 정도입니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치니까 한국으로서도 환영입니다.
전기 바이크를 언젠가 사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해보고 있었는데, 그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