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858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0.8%가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설 명절보다 3%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자금 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비율은 9.5%에 그쳤다. 매출액 규모로 보면 매출액이 적은 기업일수록 자금 사정이 곤란한 업체 비중이 높았다.
매출액 10억원 미만 중소기업이 자금 사정이 ‘곤란(47.5%)’하거나 ‘매우 곤란(17.5%)’하다고 답한 비율은 매출액 200억원 미만 기업(곤란 26.1%, 매우 곤란 2.9%)에 비해 2~8배 높았다.
자금 사정이 곤란한 이유(복수응답)로는 ‘인건비 상승(56.3%)’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판매부진(47.5%)’, ‘원부자재 가격상승(26.9%)’, ‘판매대금 회수 지연(22.7%)’,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17.1%)’, ‘금융기관 이용 곤란(10.6%)’ 등의 순이었다. 인건비 상승으로 애로를 겪는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이 과반을 차지하면서 최근 2년간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중소기업들이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이 올해 설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 2,060만원으로 지난해(2억 3,190만 원)보다 1,130만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자금은 줄었지만 부족 자금은 전년(5,710만원)대비 25.4% 증가한 7,14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이 전년대비 7.8%포인트 늘어난 32.4%를 기록했다. 부족한 설 자금 확보를 위해 ‘결제연기(51.1%)’, ‘납품대금 조기회수 (38.9%)’를 계획하고 있는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자금부족 문제가 거래기업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책이 없다’는 응답도 27.9%에 달했다. 특히 매출액 기준 10억 미만 업체 위주로 응답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영세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올해 설 상여금(현금)에 대해 ‘지급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은 51.9%로 지난해보다 4.2% 포인트 감소했다. 정액 지급시 1인당 평균 65.1만원, 정률 지급시 기본급 대비 52.5%를 지급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설 휴무 계획에 대해선 조사업체의 79.8%가 ‘5일 휴무’라고 답했으며 이어 4일(11.7%), 3일(5.2%) 순으로 나타났다.
이재원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지난해와 비교하여 다소 나빠졌다”며 “소비심리의 악화 및 산업경쟁력 약화 등에 기인한 판매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중소기업의 부담이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매출액이 적은 기업은 자금 사정에 대한 우려가 높다”면서 “영세기업들의 경영 여력을 감안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