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방문을 마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1일 경유지인 베이징 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 대표단 일행과 함께 이날 12시 35분께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 1시 35분 출발하는 중국국제항공편 평양행 티켓을 이미 발권했다.
이날 공항에는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지낸 리바오둥(李保東)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이 나와 직접 환송했다. 앞서 김 부위원장 일행은 지난 20일 오후 워싱턴발 중국국제항공편으로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뒤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해 하룻밤을 머물며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부위원장은 21일 고려항공이 없어 22일 귀국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면담 내용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하루빨리 보고해야 해서 서둘러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북한 고위 관리들은 베이징 방문 또는 경유 시 국적기인 고려항공을 이용해왔다. 한 소식통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고려항공이 아닌 중국국제항공을 타고 오늘 들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김정은 부위원장에게 대면 보고하는 것이 시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2박 3일간 방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90분간 면담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의제를 논의했다. 김 부위원장은 백악관 예방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면담 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월 말께 열릴 것이라고 했으나 회담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뤄냈다.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한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보고를 듣고 스웨덴에서 미국과 접촉 중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협상 진행 경과를 지켜보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에 중요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