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장관들이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노력을 조금 더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상회의를 많이 활용한다든지, 장관들이 세종시를 떠나지 않아도 될 수 있게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세종시와 서울을 오가며 초래하는 ‘행정 비효율’에 대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세종시 업무 방식에 대대적 변화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청사 이전에 관한 보고를 받은 후 “정부 부처 내에서 과거에 업무 결재 과정에 있었던 소통, 이런 것들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장·차관들이 세종시에서 얼마나 근무하는지를 살펴봤더니 월평균 4일(시간 기준)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부득이 (장관들이) 서울에 와 있는 경우에도 굳이 실·국장들이 서울에 와서 보고를 하지 않아도 되게끔 작은 보고회의도 가급적 영상회의를 통해 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행안부가 이전하는 서울 청사에 소규모 영상회의실 등을 많이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또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파기한 것과 관련해 “경제가 엄중한 시기에 많은 리모델링 비용을 사용하고 행정상의 불편이나 혼란도 상당 기간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것을 다 감수하고서라도 우선순위가 있는 그런 과제냐라는 점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광화문 이전 공약 파기와 관련한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광화문 시대, 집무실 이전 공약은 당분간은 보류하고 지금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들을 봐가면서 적절한 시기에 다시 판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서는 “미세먼지 문제를 혹한이나 폭염처럼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내각에 고강도 대책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농도는 개선됐지만 고농도 현상이 잦아져 국민 체감은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손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유차 감축 및 친환경차 확대 로드맵, 석탄 환력발전소 가동 중단 확대, 노후 건설기계 고도화, 가정용 노후 보일러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 등 추가적인 미세먼지 감축 대책을 서둘러줄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인공강우, 공기필터 정화 등 새로운 방안도 연구해 경험을 축적하고 기술을 발전시켜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외교적 관계를 고려해 비교적 조심스러운 언급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중국도 고통받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서로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세먼지 조기경보체계 공동구축 방안에 대해서도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