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 통근버스 세우고 식비 중단]매출 정체에 보험료 규제..."할 수 있는건 비용절감뿐"

올 수입보험료 작년比 감소 예상

1위 삼성 긴축에 위기감도 확산

자본확충 부담에 3~4곳 매물로

2315A11 삼성생명·삼성화재 총 자산 추이



국내 시장 포화로 원수보험료(매출)가 정체되고 당기순이익 증가세도 크게 둔화하면서 국내 보험사 전반으로 비용절감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화재보험 국내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하는 등 직원 복리까지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주52시간제 도입에 따라 법정 근무시간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보험 업계에서는 삼성생명과 화재마저 비용절감에 나선 것이냐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22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보험 산업 수입·원수보험료가 지난해에 비해 0.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될 만큼 성장세가 급격히 꺾였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2018년 4.5%에 이어 올해는 3.8% 감소하는 등 3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올해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거 수준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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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들은 시장 포화에다 신회계기준(IFRS17) 도입, 이에 따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적용으로 지급여력(RBC) 비율이 150% 미만인 곳은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고 있어 인건비 등 고정비용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즉시연금을 놓고 당국과의 갈등이 고조돼 정책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전반적으로 경영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KDB생명이나 MG손보·롯데손보 등이 자본확충 부담 때문에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고 내년에는 매물로 나오는 보험사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생보 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환경이 좋은 손보 시장도 자동차보험 부문의 실적 악화로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화재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1~9월 판매실적(원수보험료)이 13조6,9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보험종목별로 보면 일반보험은 3.8% 증가했지만 자동차보험은 4.0%, 장기보험은 0.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0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누르면서 추가적인 실적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업계 전반적으로 손해율이 치솟으며 4·4분기에만 약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정부의 사실상 가격 통제로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3% 선에 머물면서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가 스포츠단 등 사회공헌활동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쪼그라들고 당국이 각종 규제를 가하다 보니 지난해 실적을 맞추기 위해서는 비용절감 외에 달리 대책이 없다”며 “보험 산업이 위기라는 얘기는 있었지만 막상 직원들의 복리후생까지 축소되다 보니 체감하는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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