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롯데그룹 새해 첫 사장단 회의] '大象無形' 외친 신동빈 회장…"부진사업 정리"

덩치 키우기만 할 때는 지나

성장 가능한 분야에만 집중

MS사례 언급…합리화 역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권욱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권욱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새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부진한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해야 한다”며 “성장이 가능한 영역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새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부진 사업의 정리를 언급한 만큼 롯데그룹 내 사업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 회장은 이날 부진한 사업에 대한 ‘합리화’를 역설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침체된 기업의 대명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감한 비즈니스 전환과 부진 사업 합리화를 통해 지난해 말 글로벌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며 “우리도 성장이 가능한 영역에 집중하고 사업 합리화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오면서 주로 사업 인수만 했고 부진한 분야를 정리하는 경우는 적었다”며 “이제는 덩치를 키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를 되돌아보고 정리할 시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인사에서 신임 사장들이 많이 임명된 만큼 각 분야의 사업 내용을 재검토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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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최근 타이밍을 놓치거나 일시적인 투자에만 그치는 소극적인 경향이 그룹 내에 있다”고 했다. 이어 “잘하고 있는 사업도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 변환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롯데는 정보기술(IT) 투자율을 더 높여야 한다”며 “롯데만의 자산인 빅데이터와 물류 인프라를 확장하자”고 했다.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을 언급하며 “명예회장께서는 매출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지속적인 투자를 하셨다”고 덧붙였다.

시장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변화하자는 메시지도 던졌다. 신 회장은 도덕경에 나오는 문구인 ‘대상무형(大象無形·큰 형상은 오히려 형태가 없다)’을 인용했다.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 변화는 그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얘기다. 이어 “5~10년 뒤에는 어떤 사회가 될 것인지, 롯데는 그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회사가 될 것인지, 이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사장단에 당부했다.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는 1년에 두 번 열린다. 매년 상반기 사장된 회의는 모든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와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운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비즈니스 유닛(BU)별로 모여 성장 방향을 모색한다.
hspark@sedaily.com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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