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호 소방청장은 앞으로 채용에서 여성 소방관의 체력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체력기준은 여성이 남자의 60% 수준”이라며 “앞으로 80∼9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우리는 재난을 상대하는데 재난은 여자와 남자를 가리지 않는다”며 “재난을 담당하는 직원들에게는 ‘가외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큰 재난에 대비해 120, 130%의 역량을 평소에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소방공무원의 여성 비중을 마냥 늘리기에는 업무 특성상 한계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청장은 “지금처럼 남녀를 나눠서 뽑는다면 체력 검정기준을 똑같이 둘 필요가 없지만, 만약 구분 없이 뽑는다면 체력기준도 같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여성 소방공무원이 전혀 없다면 비난받을 것”이라며 “현재는 구급대원, 행정 직원, 일부 화재 진압 직원 등에 여성 직원이 있고 비율은 7.5% 선인데 이를 10%까지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현행 소방공무원 체력시험 평가 기준은 앉아서 윗몸을 앞으로 굽히는 유연성 항목을 제외하면 모두 남성의 기준이 더 높다. 체력 점수는 총점의 15% 수준이다.
정 청장은 이어 소방청 숙원사업인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다가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률이 입법절차를 거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2월 국회 무산 등 법안 처리가 안 될 경우에는 4월 국회 통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소방 국가직화가 지방 분권에 역행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소방 업무 중 40% 정도를 국가 사무로 분류할 수 있는데 지금은 99%를 지방에서 처리하고 있다”며 국가직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 청장은 “소방청이 개청한 지 2년도 안 돼 부족한 것이 많다”며 “소방청이 됐으니 뭔가 다르다는 존재감이 있어야 하고 더 안전해진 것 같다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