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난민 센터를 기습 폐쇄하고, 독일이 유럽연합(EU) 차원의 지중해 난민 구조 작전인 ‘소피아 작전’에 발을 빼기로 하는 등 유럽 내 반(反)난민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강경 난민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로마 인근에 있는 이탈리아에서 2번째로 큰 ‘카라’ 난민 센터 기습 폐쇄를 발표했다. 아프리카·중동·남아시아 등에서 넘어온 난민 500여 명을 수용해 온 이 센터는 오는 31일까지 순차 폐쇄된다. 앞서 지난 22∼23일 105명이 먼저 강제 퇴거한 상황이다. 살비니의 이 같은 명령은 사전 고지 없이 갑작스럽게 내려진 데다, 다른 센터로 분산 수용이 결정된 난민 300명을 제외한 나머지 난민 200여 명은 길거리로 내쫓기는 처지로 내몰린 탓에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2차대전 시기 나치와 파시스트들에 항거하던 반파시즘 단체인 이탈리아 파르티잔 국가연합(ANPI)은 성명을 내고 “사전고지 없이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시행되는 강제 퇴거 조치는 나치의 유대인 강제 이송을 연상케 한다”고 반발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들끓는 여론에도 “난민캠프 임대료로만 매년 100만 유로(약 13억원)를 부담해 왔다”며 “난민 센터 폐쇄는 경제적, 행정적으로 올바른 조치”라고 자신의 결정을 옹호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난민 강경 모드로 일관하자 독일도 ‘소피아작전’ 참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에르하르트 초른 독일 연방군 감찰관은 이날 독일 의회에 출석해 “더 이상 소피아 작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독일의 불참은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 내 난민선 입항 금지 등 반(反)난민 정책을 강화하는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살비니 부총리는 “누군가 빠진다면 우리 책임은 아니다”며 “이탈리아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규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소피아 작전 자체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