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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분식했다는 증선위 판단은 기업 안정성 저해한 대표 사례"

바른사회, 삼바 행정소송 토론회

"회계부정 따른 이득 입증도 못해"

"명확한 회계기준 없는 탓" 지적도

2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삼성바이오-증선위 회계분식 행정소송 쟁점과 전망 토론회’에서 최승재(왼쪽 첫번째)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지성기자2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삼성바이오-증선위 회계분식 행정소송 쟁점과 전망 토론회’에서 최승재(왼쪽 첫번째)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지성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증권선물위원회의 판단은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민간기업의 제도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대표적 사례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24일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삼성바이오-증선위 회계분식 행정소송 쟁점과 전망 토론회’를 열어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행정처분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사태는 피해자는 없고 가해자만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바이오가 상장 전후로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면 이에 상응하는 이득이 있어야 하는데 금융당국은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일부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로 이미 끝난 사안을 다시 조사하고 처벌한 것은 우리 사회가 기업활동에 대한 법규와 제도의 안정성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앞서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거래정지 처분을 받았던 삼성바이오 주식의 거래재개를 결정한 것 역시 암묵적으로 증선위의 처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로 판단한 증선위의 판단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뒤이어 토론자로 나선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로 수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고의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이는 단순한 실수로 봐야 한다”며 “상법에 따르면 당시 삼성바이오가 보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분 50%+1주는 단독 지배권 행사가 불가능하기에 관계회사가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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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분식회계를 법으로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은 사기행위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바이오가 허위공시라는 기망행위를 통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사실이 없는데도 증선위는 무리하게 분식회계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기업의 회계처리 투명성은 철저하게 원칙과 제도에 의해 관리돼야 하지만 일부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주장에 떠밀려 금융당국은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를 우리 자본시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회계기준을 정립하지 못해 발생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가 증선위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과 관련해서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사법부의 엄정한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승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연구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공정과 원칙을 화두로 출범했지만 이번 사태로 금융당국은 국민들의 신뢰를 깨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사법부는 공정한 판단과 엄격한 법 적용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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