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그녀의_창업을_응원해]"아이 성향 맞춰 선생님 매칭...돌봄+교육 동시 해결했죠"

■장서정 자란다 대표

이타심 등 지표 통해 선생님 선발

강남 중심 입소문 타고 인기몰이

정기방문 78% 등 성장세 가팔라




“아이가 ‘내가 잠들 때 옆에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할 정도로 야근이 많은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육아를 남의 손에 맡긴 기간이 제법 길었죠. 그렇게 ‘육아 아웃소싱’을 하며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모두 모아 저 같은 워킹맘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어요.”

25일 서울 강남구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장서정(41·사진) 대표는 아이돌봄 및 교육 매칭 플랫폼 ‘자란다’를 창업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016년 첫선을 보인 자란다는 별도로 선별한 대학생 선생님을 돌봄과 교육이 동시에 필요한 3~13세 아이들과 연결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장 대표는 빠르면 새벽2시, 늦으면 새벽4시 깜깜한 밤하늘 아래 퇴근하는 대기업의 워킹맘이었다. 초등학교에 진학한 첫째를 위해 휴직계를 낸 뒤부터는 이직과 사직이 이어졌고 결국 ‘전업 엄마’가 됐다. 하지만 그 길도 그에게는 정답이 아니었다. “당시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는 그는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일터로 다시 나섰다. 장 대표는 기존 시터 구인·구직 시스템의 단점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우연히 면접을 통해 대학생 시터를 채용했던 기억을 살려 사업모델을 구체화했다. 당시 부산 출신의 한 대학생이 면접에 지원했고 어리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살펴줄 수 있는 마음에 반해 장 대표는 그를 채용했다. 그 대학생 시터와 1년 넘게 이어진 인연이 현재 자란다 모델의 원형이다. 이후 서울교대 인맥을 활용해 선생님 풀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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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며 거래액이 1,000만원이 되자 장 대표는 본격적인 창업의 세계로 나아가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그는 “빠른 시간에 1,000만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는 것을 보고 서울 대치동을 비롯한 강남 지역에서 사업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비슷한 시기에 돌봄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 타사와 비교해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는 점에서 승부를 걸어도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액셀러레이터 소풍의 투자 프로그램 3기 기업으로 선발됐고 2018년 4월에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매월 진행하는 데모데이 ‘디데이’의 우승팀으로도 선정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매출 역시 2018년 기준 월 1억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정식 론칭한 지 1년가량 지난 현재 등록된 ‘자란선생님’ 수는 약 8,800명, 누적 방문시간은 4만8,600시간에 달한다. 처음 방문 이후 정기방문으로 전환하는 비율은 76%, 전체 방문 가운데 정기방문 비율도 78%에 이를 만큼 반응이 좋다.



자란다는 체계화된 지표를 통해 선생님의 기질을 살핀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심리 전문기관과 함께 만든 자율성과 이타심, 인내력, 도전, 위험 감수 정도의 다섯 가지 지표가 반영된 평가지를 통해 객관적으로 선생님 지원자를 살핀다는 것. 장 대표는 “이 지표는 어떤 선생님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아이의 성격과 가장 잘 맞는 선생님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며 “서면평가 이후에 면접 등으로 더욱 섬세하게 부모의 니즈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의 경험이 데이터로 쌓일수록 아이와 선생님의 찰떡궁합을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 힘이 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겨울방학 돌봄 패키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장 대표는 “앞으로 자란다는 아이를 안전하게 돌봐주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적인 돌봄을 추구하겠다”며 “특히 한국의 조기교육은 아이가 영어 등에 관심을 갖기도 전에 잘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 문제인 만큼 아이의 기질에 맞춰 흥미를 자극하고 흠뻑 빠져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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