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동해가스전, 바람자원 풍부하고 플랫폼 재활용 가능…"해상풍력 최적지"

자원개발 상징서 '신재생 메카' 부푼꿈

새 가스전 없으면 연말 생산종료

울산시 6조 투입 풍력발전 추진

연안과 적정거리…어민 피해 없어

고리1호기 전력계통도 활용 가능

다양한 장점으로 민간 관심 끌어

울산 남동쪽 58㎞ 지점에 위치한 동해가스전 해상플랫폼. /사진제공=한국석유공사울산 남동쪽 58㎞ 지점에 위치한 동해가스전 해상플랫폼. /사진제공=한국석유공사



한겨울 매서운 찬 바람이 부는 27일 울산에서 남동쪽으로 58㎞ 떨어진 동해 한가운데 외로이 떠 있는 동해가스전을 찾았다. 김해공항에서 헬기로 40여분 거리인데 최근 일본 초계기 위협 비행 사태로 인한 한일 군사 긴장 탓에 헬기는 정확한 시간에 뜨고 내렸다. 공해 상에 있어 일본 측의 항공식별구역에 속하는 곳으로 시간을 어기면 교신이 많아지는데 이전보다 ‘빡빡하다’는 것이 헬기 기장의 설명이다.

약간의 긴장감을 안은 채 도착한 동해가스전의 해상플랫폼은 여전히 불꽃을 뿜어내고 있었다. 지난 2004년 대한민국에 산유국 지위를 얻게 해준 동해가스전은 그러나 올해 불꽃을 다할 예정이다. 동해가스전은 세부적으로 동해-1가스전과 동해-2가스전으로 나뉜다. 동해-1가스전은 2004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곳으로 올해 12월까지 생산 계획이 잡혀 있다. 이곳이 대한민국 첫 가스전이다. 동해-2가스전은 2016년 10월 생산을 시작했다. 규모가 작은 것으로 해상플랫폼 남서쪽 5.4㎞ 지점에 있으며 올해 6월까지 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추이를 보며 생산 기간을 최대한 늘릴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계속해서 인근 해역 탐사를 통해 새로운 가스전 개발을 기대하고 있다”며 “새 가스전이 발견되지 않으면 동해가스전 생산 종료와 함께 대한민국은 산유국 지위도 함께 잃게 된다”고 말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관계자가 동해가스전 해상플랫폼에 설치된 풍황 측정 장치인 라이다를 살펴보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27일 한국석유공사 관계자가 동해가스전 해상플랫폼에 설치된 풍황 측정 장치인 라이다를 살펴보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두 곳에서 생산하는 천연가스는 울산과 경남의 34만 가구가 사용하고 있다. 금액으로 보면 누계 21억달러 정도다. 탐사에서 해상플랫폼 제작·운영 등 1998년 7월 가스전 발견에서부터 들어간 모든 비용이 10억달러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배 이상 남는 장사를 했다. 무엇보다 한국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 성공을 발판으로 베트남과 카자흐스탄에서 연이어 유전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또 국내에서 처음 제작된 해상플랫폼은 현대중공업이 만든 것으로 이후 해양플랜트 산업을 이끄는 계기가 됐다.


해상플랫폼은 수심 152m 대륙붕 지역에 설치돼 있다. 수면으로부터는 50m가량의 구조물이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당시 국제 기준에 맞춰 지진과 파고 등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설계수명은 20년이다. 공사 측은 “정밀검사를 통해 사용 가능한 수명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지 외형으로 관측된 플랫폼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설명했다. 전면 해체에는 수천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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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정부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계획과 맞물려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지로 울산시가 동해가스전 인근을 지목하면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바람 자원이 풍부하면서도 연안과 적정한 거리로 어민들에게 직접적인 재산피해를 주지 않아 풍력발전단지 최적지로 꼽힌다. 무엇보다 해상플랫폼을 변전소 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 가동을 중단한 고리원전 1호기의 전력계통을 사용할 수 있어 민간사업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울산시의 계획은 동해가스전 주변에 원자력발전소 1기와 맞먹는 1GW 발전용량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민자와 국비 등 총 6조원이 투입된다. SK E&S를 비롯한 국내 기업과 미국, 독일, 덴마크 풍력발전 전문회사 등 4개 합작사가 이달 24일 울산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들 4개사가 계획한 발전용량을 모두 합하면 6.1~6.6GW 규모로 계획 규모를 크게 초과할 만큼 적극적이다. 한국석유공사도 지난해 10월 말 이곳에 풍황을 측정할 수 있는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측정기구)를 설치해 풍력단지 조성을 돕고 있다. 내년 10월까지 1년 동안 바람 자원을 조사할 계획으로 현재까지 두 달 동안 평균 초속 7m 정도가 나왔다. 통상 초속 3~4m가 넘으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울산=장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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