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디지털에서 미래 찾는 금융사] '자산관리 #(샵)' 한달새 50만명 가입..."비대면 플랫폼 확장"

<1> KB국민은행

리브페이, 온·오프 가맹점 22만개 확보 '생활금융 혁신'

LG그룹과 협력 통해 '마곡페이'로 지역화폐 기능도

ICT 기업·스타트업과 합종연횡 혁신적 서비스 창출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영업점 창구를 통하지 않고 체크카드·통장 발급 등이 가능한 지능형 자동화기기 ‘스마트 텔러 머신(STM)’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KB국민은행허인 KB국민은행장이 영업점 창구를 통하지 않고 체크카드·통장 발급 등이 가능한 지능형 자동화기기 ‘스마트 텔러 머신(STM)’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KB국민은행


국내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기업으로의 전환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비대면 뱅킹 확대 트렌드에 발맞춰 창구중심 영업 관행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인적 구성까지 디지털 조직으로 탈바꿈 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업 전환을 통해 젊은 고객을 유치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느냐에 따라 은행 위상도 달라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에다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이 전통적인 은행영역까지 넘보면서 앞으로는 전통적 은행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위기감에 국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디지털 퍼스트’를 화두로 내걸었다. 디지털을 통한 편리함을 넘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맞춤 서비스,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첨단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 등으로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앞으로 6회에 걸쳐 <디지털에서 미래 찾는 금융사> 시리즈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혁신을 이어가는 시중은행들의 도전 현장을 생생히 전달한다. /편집자주

KB국민은행이 지난달 스타뱅킹앱에 탑재한 비대면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자산관리 #(샵)’은 한달 만에 신규 고객 50만명을 돌파했다. 스타뱅킹앱 초기 화면에 ‘이체’와 ‘자산관리’ 항목을 배치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단순 펀드 추천을 넘어 수십 만원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생활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금융거래의 기본이 계좌조회와 이체라면 ‘자산관리’라는 핵심 서비스까지 연계시킨다는 전략으로 쉽고 간편한 모바일이 영업점의 기능을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자산관리#’은 자산o지출o미래o플레이 에셋 등 4가지 메뉴로 간결하게 구성됐다. 예를 들어 하루 평균 카드사용금액 정보를 통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도록 도와주고, 예상 월 수령액 등 노후를 위한 연금 정보까지 제공한다. 특히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트렌드 속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응이 뜨겁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7일 “가입자 절반이 20대와 30대일 정도이며 성비로 봤을 때도 여성(52.2%)이 남성(47.8%)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자산관리#은 부서간 경계 없이 팀원급 직원으로 구성한 애자일 조직 ‘ACE’에서 만들어낸 대표 성과 중 하나다. 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은 30%가 유연하고 수평적인 애자일 조직으로 가동된다. 5~7명씩 10개팀의 애자일 조직이 운영 중이다. 리브똑똑, 스타뱅킹 계좌뷰/빠른이체 등의 혁신적인 서비스도 애자일 조직의 작품이다. 한동환 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전무는 “젊은 직원들이 정해진 틀을 깨고 고객 친화적으로 접근하면서 지난해 핵심성과지표(KPI)에서 뺐는데도 실사용 1위를 지켰다”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올해부터 허인 국민은행장이 KB금융그룹 계열사의 디지털 업무(디지털+IT+데이터)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장을 맡았다는 점이다. 허 행장은 디지털혁신 조직으로의 본격 전환을 위해 디지털 인력을 늘리며 전폭 지지를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2025년까지 총 2조원 규모의 디지털 관련 투자와 전체 인원의 25% 수준인 4,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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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민은행은 올해 간편결제를 중점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카드 없는 현금 출금이나 계좌번호 없는 간편송금 등의 편의성을 넘어 ‘리브페이’를 통한 생활금융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만여개의 오프라인 가맹점을 포함해 서울페이 및 온라인에서 NHN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하는 등 22만개를 확보했다.



대표적인 게 LG그룹과의 협업을 통한 마곡페이다. 국민은행은 LG CNS와 제휴를 맺고 오는 3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마곡페이 정산소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LG직원의 복지수당을 전자지갑에 충전하면 식당 등의 가맹점에서 결제하고 현금 전환까지 해주는 형태다.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통화를 만들어 지역화폐 역할을 하는 사업 모델인데 국민은행이 지역화폐 정산은행으로 참여하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LG직원과 지역 상인들은 다양성이 확대되고 우리는 결제 데이터를 가맹점에 제공하는 페이 경험을 쌓게 돼 상호 윈윈이 된다”며 “공동 마케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외부와의 합종연횡을 바탕으로 보다 넓은 접점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의 일환이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SK텔레콤과 제휴를 맺어 휴대전화에 KB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갤럭시 KB스타폰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폰에는 스타뱅킹, 리브, KB증권, KB카드 앱이 선탑재됐고 계좌뷰, 리브머니 보내기, 퀵메뉴, 주요 상품 안내 같은 전용페이지가 제공된다. 특히 잠금화면에서 빠른이체도 가능하고 올해는 삼성의 음성인식 비서인 빅스비를 활용한 AI금융비서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이다. 또 플랫폼 사업자인 NHN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클라우드 인프라 도입, 음원 등 서비스 연계, 데이터 마케팅 등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핀테크 기업과는 오픈소스/API를 활용하는 전용 개발공간인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크레용)을 통해 혁신적 사업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나아가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CVC) 펀드(KB디지털 혁신성장 신기술사업투자조합)를 100억원 규모로 만들어 신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ICT 기업 및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파트너십 활동으로 제휴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외부 협업 인프라 구축을 공고히 해 기존의 은행 보다는 디지털 기업과의 진검 승부를 펼쳐보겠다”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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