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제성장→고용창출 효과' 금융위기후 최저

조선·車 등 주력산업 부진

규제에 서비스업 정체 겹쳐

고용탄성치 0.136으로 급감

반도체 ‘나 홀로 호황’에만 기대 살얼음판을 걷는 한국 경제가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또 다른 그늘을 드러냈다. 조선·자동차 부진에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서비스업 등 산업 불균형이 극에 달하면서 경제 성장의 효과가 일자리로 연결되는 고용탄성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했다.


2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탄성치는 0.136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0.518을 기록한 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 나눈 값으로 경제 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2,682만2,100명으로 2017년보다 9만7,300명(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8년 실질 GDP 증가율은 2.7%로 전년보다 0.4%포인트 하락하며 6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는데, 분모(성장률)가 작아졌는데도 분자(취업자 증가폭)가 워낙 크게 줄어든 탓에 고용탄성치가 급전직하했다. 고용탄성치는 2014년 0.707까지 상승했지만 2015년 0.388로 확 떨어진 후 2016년 0.302, 2017년 0.390로 저조한 흐름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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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원인은 주력산업의 변화 때문으로 보인다.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조선과 자동차가 수주 부진, 판매량 급감 등으로 수년째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실업자를 양산했다. 반면 최근 한국 산업을 나 홀로 지탱해오다시피 한 반도체 등 전자업종은 자동화 공정이 많은 장치산업이어서 고용 유발효과가 떨어졌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노동 경직성 같은 인건비 상승 요인도 채용 여력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규제와 제조업 대비 푸대접을 받으며 후진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서비스업도 원인 중 하나다. 2015년 기준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59.7%, 취업자 비중은 69.7%에 이르지만 한국 서비스산업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80% 수준으로 26개국 중 21위(2013년 기준)에 그친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질 때 서비스산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규제 개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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