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의 마음속 고충은 감독을 하지 않은 사람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컸을 겁니다. 선 감독의 마음까지 합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습니다.”
‘선(SUN)’이 떠난 자리를 ‘문(MOON)’이 메운다. 28일 야구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김경문(61) 전 NC 다이노스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둘러싼 그동안의 비판에 대해 “굉장히 가슴이 짠했다. 선 감독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선 감독의 마음까지 합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운찬 KBO 총재는 28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김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발표하며 “KBO는 야구 대표팀이 프리미어12 대회와 2020 도쿄올림픽에서 2008 베이징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불러오기를 기대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이끈 김 감독은 10년5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앞서 전임이었던 선동열 감독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도 선수 선발에 병역 혜택을 우선했다는 논란 속에 지난해 11월 자진 사퇴했다. KBO 기술위원회는 이후 차기 감독 후보를 5명으로 압축했고 1순위였던 김 감독이 고민 끝에 제안을 수락하면서 이날 발표에 이르렀다. 김 감독은 유일한 올림픽 감독이라는 타이틀과 풍부한 KBO리그 경험에서 기술위로부터 ‘모든 부문에서 가장 적합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 베어스와 NC에서 896승(30무774패)을 쌓은 김 감독은 지난해 6월까지 NC 감독으로 현장을 누볐다.
김 감독은 올림픽 티켓이 걸린 오는 11월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 감독 복귀전을 치른다. 그는 “어려운 상황을 피한다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감독직을) 수락했다”며 “11년 전 여름밤에 느꼈던 짜릿한 전율을 다시 한번 느끼고 환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