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8일 자유한국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이 내놓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600일 일정 분석에 대해 매우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전날 여의도연구원의 지적을 조목조목 받아쳤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방콕 대통령’이라는 지적. 여의도 연구원은 취임 후 600일 중 내부 일정이 1,611건으로 전체 일정 중 7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 여민관이 1,181건, 본관 263건, 관저 102건, 영빈관 60건 등이었다. 이를 근거로 ‘방콕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참모들의 대면보고 일정을 공개하는 것은 역대 정부에서 없었던 일로, 이를 공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청와대 내부 일정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전 정부에서는 공개하지 않던 참모들 보고 일정을 일일이 공개함으로써 청와대 내부 일정이 많아 보이는 것으로,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전 정부에서 출근도 하지 않고 온종일 관저에서 머물러 업무를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전임 박근혜 전 대통령 때 관저에서 업무를 보던 것을 비판했다.
여의도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경제 일정보다 북한 관련 일정이 많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경제, 재난현장 등 방문 일정은 24건인 데 반해 북한 관련 일정은 33건으로 더 많았다”며 “대통령 일정에도 북한 먼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3차례 남북 정상회담 일정 중 작은 세부 일정을 각 건별로 카운팅한 ‘일정 쪼개기’”라며 “명백한 통계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정상회담을 하면 세부 일정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그것들을 다 개별 건으로 쳐서 일정이 많아보이게 부풀렸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1월에만 경제일정이 총 6일”이라며 “일일이 셀 수도 없을 수 많은 경제 일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악의적으로 축소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다양한 사람들과 식사를 하며 정국 현황을 듣지 않고 ‘혼밥’을 한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취임 600일, 1,800끼니 중 단 100회만 식사 회동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연구원이 오찬 일정이 65회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총리와의 오찬으로 진행되는 주례회동만 50회 가까이 된다”며 “다양한 오찬 및 만찬 일정이 있으며 업무상 공식 일정이 아니어서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공개된 식사 일정이 1,800회 중 약 150회 밖에 되지 않아 청와대의 해명에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스스로도 대통령의 ‘혼밥’ 지적을 의식한 듯 최근 비서진들의 대통령 대면 보고 양을 줄이기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