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시그널]'알짜' 롯데캐피탈 인수 놓고...조용병·윤종규 격돌

신한 자문사 선정·KB도 검토중

사모펀드와 눈치작전 치열할듯

롯데 금융사 인수검토 후보롯데 금융사 인수검토 후보



롯데카드·롯데캐피탈·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매각을 앞두고 금융지주사와 사모펀드(PEF) 사이의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특히 신한금융이 롯데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고 KB금융도 내부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지주사와 PEF 간 인수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롯데카드의 경우 부분 매각으로 진행하게 돼 3개 금융계열사의 매각 방정식이 상당히 복잡해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는 오는 30일, 롯데캐피탈은 다음달 12일에 예비입찰이 진행된다. 매각주관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입찰안내서를 통해 롯데카드의 경우 원매자가 희망하는 매입지분을 써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우수한 현금 창출력 덕에 가장 알짜매물로 평가되는 롯데캐피탈에 대해서는 금융지주사가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내부 검토작업과 함께 자문사 선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맞는 부분이 있어 캐피탈 예비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금융도 가능성을 열어둔 채 종합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3개 매물 중 캐피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기존 계열사와의 적합성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을 차례대로 만난 것도 인수합병(M&A)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롯데캐피탈은 기업·개인 등 포트폴리오가 고르고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린다. 캐피털사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반면 카드는 수수료 규제로 인해 성장에 제약이 있고 손해보험은 향후 자본확충 이슈가 크다는 게 부담스러운 점이다. 롯데캐피탈의 경우 재무적투자자(FI)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경우 매각가가 1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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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3개 계열사의 매각에 있어 관건은 롯데그룹이 가격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공개경쟁 입찰로 진행되는 만큼 금융지주사보다는 PEF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는 이사회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무리한 베팅이 힘들다. 한앤컴퍼니와 JKL은 단독 응찰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기존 카드와 손보에 있어 내부 계열사인 캡티브 마켓 보전 여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릭스 역시 단독 입찰을 고려하고 있다.

PEF의 경우 감독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점이 변수다. 당국 입장에서는 PEF가 일정 기간 후 다시 매물로 내놓으면 PEF의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금융지주사가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무리한 가격 욕심을 내지 않고 딜을 적당한 시점에 완료할 생각이라면 지주사와 계약을 체결하려는 성향을 보일 텐데 무조건 가격을 본다면 PEF에 유리하게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감안해 외국계 PEF들이 지주사에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PE는 금융기관 지분 인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보험 또는 카드업을 영위하지 않는 곳은 국내 금융회사랑 컨소시엄을 맺지 않으면 경영권 인수가 불가능하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한화그룹과 손을 맞잡는 방안이 거론된다. MBK 입장에서는 당국의 승인 문제가, 한화는 비금융 계열사의 금융계열사 지원이 안 되는 금산분리 이슈를 컨소시엄으로 해결할 수 있다. MBK는 3개사 패키지 매각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 BNK금융도 롯데손보 인수를 위해 막판까지 내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롯데 측이 롯데카드의 경우 경영권 지분만 내놓는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카드사가 있는 경우 경영권만 인수하면 인수후통합(PMI) 작업이 삐걱거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원매자로는 한화·PEF·해외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 등 다양하다. 투자은행(IB) 업계의 관계자는 “캐피탈과 손보 역시 일부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남아 있다”면서 “카드에 비해 캡티브 비중이 낮아 카드부터 부문 매각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황정원·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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