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9일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각 당의 반응엔 온도 차이가 있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들려는 정부와 여당의 노력을 강조하서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설득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재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무산에 유감을 표한다”며 “민생 경제가 위중한 상황에서 두 번이나 사회적 대화의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변인은 다만 “대화와 타협의 장에 적극 나설 때 비로소 더 큰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대화를 통해 민주노총의 참여를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노총이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해 안타깝고 유감”이라면서 “그동안 민주당과 문재인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사 간의 책임 있는 대화를 경사노위에서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민주노총의 참여가 어려워졌지만, 당과 정부는 각 주체와의 실질적인 대화를 통해 노동을 존중하고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해법과 대안을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민주노총이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정부에 청구서만 내밀고 있다며 정부의 리더십이 부재하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노총은 자신들만의 이익과 이념을 위한 극단적 투쟁이 아니라 비정규직·영세자영업자 등 더 열악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문재인정부와 민주노총의 관계는 ‘빚투’(나도 떼였다) 현상이 아닌가 싶다”며 “정권 출범 과정에서 민주노총에 커다란 빚을 졌고, 민주노총이 지금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을 볼모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의 리더십 부재가 심각하다”며 “사실상 기득권 세력이 된 민주노총이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소위 ‘촛불청구서’를 요구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집단 이기주의로 비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노총을 빼고서라도 경사노위가 가동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정부는 20년간 할 만큼 했으니 민주노총을 빼고 경사노위 대화를 즉각 시작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이 강자의 권력이며, 정파 이익에 치우친 무소불위 정치집단이라는 것이 어제 대의원대회 결과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민주평화당은 노동계와 정부 간의 불신이 원인이라고 짚었다. 정동영 대표는 “참으로 안타깝다”며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도 노동3권이 제대로 존중되는 노동 존중 풍토가 조성되지 않은 것이 이번 결정의 근본 원인으로, 청와대에 양대 노총을 불러서 회동하면 경사노위가 작동할 것으로 기대했다면 오판”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끝내 노정 간 불신의 벽을 못 넘어 안타깝다”며 “양대 노총 면담을 통해 경사노위 참여를 설득하려고 했던 문 대통령의 중재력도 무색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정부의 일방적 노동정책을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은 정책위원회 명의의 논평을 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이어 정부 주도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의 문제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 최근의 일방적이고 후퇴된 노동정책에 대한 조합원과 대의원들의 불신이 매우 컸기 때문에 부결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의당은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한 가장 큰 이유는 부처 내 친기업적 노동 관료들의 지속적 갈등 조장과 끊임없는 ‘우클릭’ 노동정책 때문”이라며 “문재인정부는 지금이라도 수구 보수세력에 편승한 ‘강성노조 프레임’과 친기업적 노동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