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실소유자로 인정받아 뇌물·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항소심 중 법원에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을 청구했다. 인사이동으로 재판부가 바뀐데다 당뇨·기관지확장증·수면무호흡증 등으로 돌연사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법원에 보석허가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전 대통령이 78세의 고령인데다 당뇨와 기관지확장증을 앓고 있어 어지럼증·수면장애·체중감소 등을 겪고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 공판이 종료될 때마다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지 않으면 혼자서 걸어서 나갈 수조차 없는 상태”라고 항변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오랜 기간 수면무호흡 증세까지 겹쳐 고통을 받아왔는데 증상이 누적되면 고령자의 경우 심장에 상당한 부담을 줘 돌연사의 우려가 있다고 한다”며 “얼마 전부터는 양압기를 구치소 내로 반입해 착용하고 잔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인사이동으로 변경되는 데 대한 부담도 보석 청구의 이유로 들었다. 이 전 대통령 항소심은 지난 28일 재판장인 김인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임명되면서 담당 재판부가 바뀌게 된 상황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2월14일 이후 새로 구성되는 재판부가 진행할 항소심은 검토해야 할 기록의 분량만도 이미 10만페이지를 훌쩍 넘긴 상태”라며 “현재까지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