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키 성장 시장에 대한 고찰

조수현 바디프랜드 메디컬R&D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




추운 기후에 사는 포유류는 왜 다리가 짧을까. 비밀은 ‘알렌의 법칙’에 있다. 기온이 낮은 곳에 사는 동물은 몸의 열을 간직하기 위해 체표면적을 낮춰야 하고 대신 몸통은 크고 다부지며 팔다리 등 말단의 길이는 짧아진다는 게 핵심이다. 반대로 기온이 높을수록 몸의 말단 길이가 길어진다. 인류 역시 열대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추운 곳에 사는 사람들보다 다리가 길다. 기온이 높을수록 성장판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증가하고 성장호르몬의 공급도 원활하기 때문이다.


최근 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부모뿐 아니라 아이들도 성장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물론 성장운동센터를 찾는 이들이 늘어났고 안마의자처럼 성장을 돕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의 키는 유전 이외에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키 성장을 돕는 요인으로는 성장판 자극에 도움을 주는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칭, 균형 잡힌 식단과 충분한 수면을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적절한 운동과 스트레칭은 근육에 자극을 줘 성장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고 성장판이 있는 뼈와 관절을 자극해 키 크는 데 효과가 좋다. 특히 스트레칭은 추운 겨울철에도 집안에서 쉽게 할 수 있어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균형 잡힌 식단도 필수적인데 ‘얼마나’보다는 ‘무엇을’ 먹느냐가 키 성장의 관건이다. 몸속의 지방 비중이 높으면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성장판이 빨리 닫힐 수 있다. 수면도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데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생활습관은 성장호르몬 분비가 활성화되는 밤 시간의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한다.

결국 성장기 자녀의 키는 유전뿐 아니라 후천적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이의 올바른 생활습관과 부모님의 적절한 관심이 자녀의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에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충분한 수면, 꾸준한 성장판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해준다면 내 딸과 아들이 키 때문에 고민하는 일은 적지 않을까 싶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