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주한 EU대사 "8년차 한-EU FTA, '전자상거래' 등 산업변화 양상 담지 못해" 개정 의지 피력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EU) 대사. /사진제공=주한EU대표부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EU) 대사. /사진제공=주한EU대표부



주한유럽연합(EU) 대표부가 체결 8년째를 맞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개정 의지를 피력했다. 전자상거래(e-commerce) 보편화와 4차 산업혁명 도래 등 산업·통상 부문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이 같은 내용을 촘촘히 담은 새 개정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양국 간 무역 시너지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다음달 1일 발효될 일본-EU간 FTA인 경제연대협정(EPA) 수준의 개정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EU대사는 30일 서울 소공동 주한EU대표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EU FTA는 올해로 체결 8년, 협상 시한까지 포함하면 12년이 된다”며 “그 사이 산업 부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현실을 반영한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담겨야 할 내용이 빠지는 등 ‘디테일의 미학’이 부족한 부분도 손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8일 한국 국회에서 통과된 관세법 일부개정안에는 쓰던 유럽산 비행기 부품이 수리돼(repaired) 다시 한국으로 들어올 때는 관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문제 될 때 일일이 개정이 이뤄지기보다는 FTA 조항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 시켜 효율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국가와 체결한 FTA에 비해 한-EU FTA는 투자 관련 조항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생각된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기준 EU는 한국에서 외국인 직접 투자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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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EU대표부에 따르면 한-EU 교역 규모는 2010년 이후 약 48% 증가하면서 2017년 기준 1억 유로에 달한다. 현재 EU는 한국의 3번째 수출국이자, 한국은 EU의 8번째 시장이다. 라이터러 대사는 “한국은 교역 규모는 확대하고 싶어 하지만 FTA를 개정하는 데에는 큰 흥미가 없는 듯해 다소 의아한 면이 있다”며 “최근 FTA를 개정한 일본 및 캐나다와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되도록 계속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EU는 일본, 싱가포르와 FTA 체결을 완료했고, 베트남과는 체결이 임박한 상황이다. 호주·뉴질랜드와도 새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 중 오는 2월 1일 0시를 기해 발효되는 일본-EU 간 EPA는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출범한 FTA 중 최대 규모로, 앞으로 한국 제조사를 비롯해 우리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부분이다. 일본도 유럽 시장에서 무관세 혜택을 보게 됨에 따라 유럽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관세의 경우 현재 10%인 세율이 2026년 2월까지 8년에 걸쳐 0%가 되는 만큼, 일본의 자동차 업계는 EPA 발효로 한국과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유럽시장에서 우위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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