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금융, 신남방정책 든든한 파트너로]"印尼고객 5년 내 350만명 확보 한국 시중銀도 서비스 고심해야"

코스만토 DBS 印尼 디지털뱅킹 책임자

레오나르도 쿠스만토 DBS인도네시아 디지털뱅킹 전무가 인터뷰 후 미소를 짓고 있다./자카르타=황정원기자레오나르도 쿠스만토 DBS인도네시아 디지털뱅킹 전무가 인터뷰 후 미소를 짓고 있다./자카르타=황정원기자




DBS인도네시아 직원들이 30일 카페 같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자카르타=황정원기자DBS인도네시아 직원들이 30일 카페 같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자카르타=황정원기자


“인도네시아 시장은 글로벌 은행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곳 중 하나입니다. 모바일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이 어디를 가야 공짜이고 어디가 대출금리가 낮은지 파악해서 자꾸 움직이기 때문에 이들을 잡아놓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에 들어와 경쟁하는 은행은 ‘우리가 왜 진출했는지, 우리가 (고객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잘 어필하는 게 생존의 비결입니다.”

30일 자카르타에 있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레오나르도 쿠스만토 디지털뱅킹 전무(Executive Director)는 현지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한국 시중은행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의 규정을 잘 준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국내 시중은행을 비롯해 130여개의 은행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DBS가 인도네시아에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기업뱅킹을 중심으로 고객이 3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디지뱅크를 지난 2017년 8월 론칭하면서 현재 4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DBS는 중상 이상의 고액자산가, 디지뱅크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쿠스만토 전무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5년 안에 350만 고객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6,000만명인데 60%가 계좌를 갖고 있으며 인터넷 사용 인구는 1억5,000만명,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1억2,000만명이나 된다”면서 스마트폰 사용 인구를 중심으로 고객을 늘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스마트폰 사용자, 젊은 밀레니엄 세대, 인터넷 사용자 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디지뱅크의 차별화 전략은 간편함이다. 쿠스만토 전무는 “대형 은행의 지점은 1만1,000개 정도 되지만 DBS는 고작 40개밖에 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계좌를 개설할 때 ID카드랑 지문인식을 통해 5분밖에 걸리지 않고 이체할 때 수수료가 없다 보니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디지뱅크 애플리케이션에서는 공과금 및 휴대폰요금 납부, 이머니 충전, 영화 티켓 구입 등이 가능하다. 그는 ‘live more, Bank less’라는 비전을 얘기하듯 “최종적 목표는 현금 없는 시대를 만들어 송금 형태로만 오가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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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는 것에 비해 효율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것도 메리트다. 디지뱅크는 요구불예금·체크카드·정기예금의 수신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요구불예금은 3%, 정기예금은 7%의 고금리로 고객을 끌어들인다. 체크카드는 어디에서 인출하더라도 수수료가 없다. 이를 통해 600억원(약 7,300만싱가포르달러)의 예수금을 확보했다. 신용카드 고객은 50만명, 수신 고객은 40만명이다. 금리가 높아도 다른 은행이랑 다르게 자동입출금기기(ATM)가 거의 없어 관리비용이나 설치비용이 들지 않아 효율적이다.

나아가 디지뱅크는 지난해 11월부터 개인대출도 시작했다. 동남아시아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만큼 리스크가 크다. 신규 개인대출 부실 우려에 대해 쿠스만토 전무는 “현지 국영 통신사(텔콤셀)와 협약을 맺어 고객 신용평가에 반영해 부실을 방지한다”면서 “대출을 통해 수익을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는 3월에는 수수료 없는 해외송금과 국채투자상품까지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쿠스만토 전무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의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디지털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자카르타=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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