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사진) SK(034730)그룹 회장이 새해 첫 투자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 솔루션 생산업체를 선택했다. SK그룹의 핵심축인 에너지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까지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겠다는 복안이다.
SK㈜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스마트 글라스 생산업체 ‘키네스트랄’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고 30일 밝혔다. SK㈜는 이번 투자를 통해 중국 지역에서 스마트 글라스를 생산 및 판매할 수 있는 사업권까지 갖게 됐다. 스마트 글라스는 전기적 작용을 통해 색과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유리로 색이 바뀌면서 빛과 열을 차단한다. 일반 유리 대비 연간 30%가량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데다 자외선 차단율은 99%에 달한다. 페이스북이나 넷플릭스와 같은 ICT 업체는 물론 공항과 병원 등지에서도 적극 도입된 제품이기도 하다.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북미·유럽 지역 내 상업용 건물용 스마트글라스 시장은 연간 8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오는 2026년이면 전 세계 시장 규모가 1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동차 등 모빌리티 사업에 접목될 경우 시장 성장세가 한층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키네스트랄은 지난 2010년 설립됐으며 스마트 글라스를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주요 3대 업체 중 하나로 손꼽힌다. 빠른 변색과 대형 글라스 제조 등에 차별화된 기술을 갖고 있다. 특히 사용자 생활패턴 및 날씨 데이터를 반영해 자동으로 글라스가 변색되고 실내 밝기에 따라 빛의 양을 조절해 최적의 조도를 맞춰주기도 한다. 키네스트랄은 올 초부터 미국과 유럽의 대형 병원, 전시장,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공급을 시작했으며 친환경 트렌드에 따른 수요 증가에 발맞춰 관련 생산규모를 2025년까지 업계 1위 수준인 500만㎡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SK㈜는 향후 스마트글라스 사업을 사물인터넷(IoT)과도 접목해 시장 규모를 한층 늘린다는 방침이다. 스마트 글라스를 건물 내부 IoT 플랫폼과 연결해 원격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보안 및 와이파이 중계기 등의 역할이 가능하도록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계적 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 등이 스마트 글라스 사업에 관심이 매우 큰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육성에 집중해온 SK㈜가 글로벌 투자 전문성을 증명한 거래”라며 “기술장벽이 높고 고성장하는 사업 영역인 만큼 초기 투자를 통한 시장선점 효과로 향후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