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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했던 강인, 1군으로 각인!

'국왕컵 4강 진출' 주역 이강인, 발렌시아 1군 정식계약 임박

8강 2차전서 데뷔 후 최고활약

추가시간 '극장 2골' 모두 관여

레알·맨시티 등 빅클럽 관심커져

'등번호 16번·몸값 1,022억원'

구단, 한 시즌 앞당겨 계약 준비

발렌시아의 이강인이 30일 스페인 국왕컵 8강 헤타페전에서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발렌시아=펜타프레스연합뉴스발렌시아의 이강인이 30일 스페인 국왕컵 8강 헤타페전에서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발렌시아=펜타프레스연합뉴스



발렌시아와 한국 축구의 보석 이강인(18)이 1군 정식 계약 뒤 첫 경기를 거함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노우에서 치를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7위 팀 발렌시아는 오는 2월3일 오전2시30분(이하 한국시각) 1위 바르셀로나와 정규리그 22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이강인은 이 경기 바로 직전 경기에서 발렌시아의 스페인 국왕컵(코파델레이) 4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바르셀로나전 출전 기대를 높였다. 더불어 현지 매체들은 발렌시아가 곧 최소 이적료(바이아웃) 8,000만유로(약 1,022억원)에 이강인의 1군 계약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군 정식 계약 뒤 첫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등과 맞붙는 꿈같은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30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헤타페와의 국왕컵 8강 2차전. 이강인이 교체 투입된 후반 26분만 하더라도 홈 관중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1대1 동점에 2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 1차전 원정에서 0대1로 졌던 발렌시아는 이날 2대1로 이겨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탈락하는 처지였다. 아무리 이강인이 최고 유망주라 하더라도 20분 동안 2골을 만들어낼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헤타페는 정규리그 6위로 호락호락한 팀도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 후 3만4,000여 관중과 발렌시아 벤치는 광란에 휩싸였다. 발렌시아 선수들은 막내 이강인을 보물 다루듯 안고 어루만졌다.

30일 스페인 국왕컵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로커룸에서 발렌시아 동료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이강인(앞줄 왼쪽). /발렌시아 구단 인스타그램30일 스페인 국왕컵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로커룸에서 발렌시아 동료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이강인(앞줄 왼쪽). /발렌시아 구단 인스타그램


2대1로 달아나는 골이 터진 것은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미드필드 오른쪽의 이강인은 문전으로 빠져 들어가는 동료를 보자마자 회전을 걸어 절묘하게 왼발로 찍어 찼다. 볼은 골문 왼쪽의 산티 미나에게 정확히 ‘배달’됐고 미나의 헤딩 패스를 로드리고 모레노가 밀어 넣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분 뒤 이강인은 미드필드 오른쪽을 돌파한 뒤 수비 2명 사이로 측면의 케빈 가메이로에게 스루패스를 전달했고 가메이로는 낮고 빠른 크로스로 모레노의 득점을 도왔다. ‘극장골’이었다. 추가시간에만 2골을 터뜨려 3대1로 이긴 발렌시아는 1·2차전 합계 3대2로 4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썼다. 현지 매체는 “이강인의 발끝에서 역전극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1군 첫 풀타임 출전(국왕컵 16강)으로 새해를 연 이강인은 나흘 뒤에는 바야돌리드전에서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국왕컵에 꾸준히 기용되는 사이 프리메라리가 경기도 한 번 더 경험한 이강인은 1군 데뷔 후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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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매체 데포르테발렌시아노는 “발렌시아는 올겨울 이적시장에서 큰돈을 들인 영입을 포기하는 대신 이강인과의 계약에 집중했다. 2022년까지 유효한 발렌시아와 이강인의 1군 공식 계약은 며칠 내로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강인은 등번호 16번 유니폼을 입을 것이며 공격에서 (2선 측면 자원 외에) 더 다양한 옵션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페르데포르테의 엑토르 고메스 기자도 트위터에 “발렌시아 구단은 8,000만유로의 바이아웃 조항을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이강인은 곧 1군 계약에 사인한다”고 적었다.

이강인은 지난해 7월에 이미 2022년 6월30일까지 발렌시아와 계약했다. 당시 계약 조항에 바이아웃 8,000만유로도 있었다. 발렌시아의 동의 없이 이적하려면 최소 8,000만유로의 이적료를 제시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 조항은 1군 정식 등록 이후에 효력을 발휘한다. 최근 1군 경기 호출이 일상이 됐지만 이강인의 소속은 어디까지나 2군이었다. 2군 소속으로서의 바이아웃 추정치는 약 250억원. 이런 가운데 최근 이강인을 두고 레알마드리드·맨체스터시티·아스널 등 빅클럽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발렌시아는 마음이 급해졌다. 애초 다음 시즌으로 계획했던 이강인의 1군 정식 등록을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것도 선수 유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진짜 1군’ 이강인을 데려가려면 최소 8,000만유로를 투자해야 한다.

이강인은 지금까지는 2군 등번호인 34번을 유지했지만 1군에 정식 등록하면 프리메라리가 사무국 규정상 1~25번 중 하나를 달아야 한다. 발렌시아에 비어 있는 번호인 16번은 공교롭게도 30일 국가대표 은퇴를 공식화한 중원사령관 기성용(뉴캐슬)의 대표팀 등번호이기도 하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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