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선행·동행지수 7개월째 동반하락..경기 침체 '70년대 오일쇼크 수준'

통계청 2018년 산업활동 동향

全산업생산 증가율 역대 최저…설비투자 -4.2% 9년만에 최악

반도체·車 부진에 경기 하강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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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미래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선행지수가 7개월 연속 동반 추락했다. 지난 1970년대 초 오일쇼크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생산·투자도 ‘역대급’으로 위축돼 회복 가능성이 더욱 요원한 상황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8년 1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는 각각 98.5와 98.1로 전월 대비 0.2포인트씩 내렸다. 선행지수 하락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째, 동행지수는 9개월 연속이다. 이런 추세라면 1971년 7월~1972년 2월(8개월)의 최장 기간 하락을 깨는 것도 시간문제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2012년 이후로 우리 경제는 저성장 쪽으로 가고 있다”며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또다시 하락한 점은 안 좋은 측면”이라고 말했다. 경기 정점 판단과 관련해서는 “다음달 말 연간 보정이 끝나면 확정된 수치가 나오고 3월 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나오면 분석 작업을 진행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우리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경제의 두 축인 생산과 투자가 모두 침체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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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1.0% 늘며 2000년 이후 가장 적게 증가했다. 광공업생산의 증가세 둔화와 건설업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광공업생산은 전년 대비 0.3% 늘어나는 데 그쳤고 건설업은 5.1%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와 금속가공 등이 감소하고 반도체 증가세가 하반기부터 둔화한 영향이 컸다. 특히 우리나라의 제조업 생산능력(2015년=100)은 지난해(잠정치) 102.8을 기록하며 1.1% 하락했다. 사업체의 최대 생산량을 뜻하는 제조업 생산능력이 감소한 것은 통계 작성(1971년)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자동차 생산이 줄고 상반기에는 좋았던 반도체의 분위기가 하반기부터 돌아서면서 생산지표 성장률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투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꺾이면서 미래의 생산을 가늠할 수 있는 기계류 투자는 전년 대비 7.1%나 급감했다. 선박과 항공기를 제외한 설비투자지수도 4.9% 감소했다.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역시 투자지표에 악영향을 줬다. 지난해 건설기성은 건축(-41%)과 토목(-7.9%)의 공사실적이 급감하며 전년 대비 5.1% 줄었다. 건설수주는 발전·통신 및 기계설치 등 토목 분야가 15.5% 증가했지만 주택·관공서 등 건축 분야가 10.7% 하락하며 -4.5%의 증감률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국내 경기의 버팀목이 돼준 소비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덕에 4.2% 늘었지만 증가 폭은 둔화하고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생산·투자가 부진한 데 반해 소비가 좋은 것은 생산성 향상→근로자 소득 증가 등의 여파라기보다 최저임금 인상과 각종 이전소득 증대 등 인위적인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생산과 투자는 물론 소비까지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우리 경기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져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한재영·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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