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의회가 1일 공무국외 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 의원 등 2명 제명을 확정했다. 하지만 군민은 “연수를 간 모든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누가 누구를 제명하느냐”며 ‘셀프 징계’에 거세게 반발했다.
예천군의회는 이날 오전 11시 임시회 본회의에서 윤리특별위원회(이하 윤리특위)가 상정한 박종철 의원과 여성 접대부 술집 안내 발언을 한 권도식 의원, 의장으로 이번 사태 책임이 있는 이형식 의원을 제명하는 징계안을 표결에 부쳤다. 군의회는 박종철 의원을 제외한 8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방자치법과 지역 조례에 따라 비공개 투표로 박 의원과 권도식 의원 제명을 의결했다. 다만 이형식 의장 제명은 부결됐다. 이에 따라 징계 재논의를 거쳐 이 의장은 30일 출석정지와 공개 사과를 결정했다.
윤리특위는 지난달 30일 회의에서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9일까지 7박 10일 동안 미국과 캐나다 연수에서 물의를 빚은 박종철 의원 등 3명을 불러 소명을 들은 뒤 모두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본회의에서 박종철 의원과 권도식 의원은 전체 의원 9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 제명에 찬성함에 따라 바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하지만 이들이 제명에 불복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제명 취소 소송을 하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원직의 유지가 가능하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10분 신향순 군의회 부의장이 의장실에 농성 중인 예천군농민회에 퇴거 요청을 하자 일부 농민회원이 “명예는 누가 실추시켰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예천군농민회는 군의원 2명 제명과 1명 출석 정지 의결과 관련해 “셀프 징계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예천군농민회는 오전 10시 군의회 앞에서 군의원 전원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농민회 관계자는 “군의원 추태는 예천 농산물 불매로 번졌다”며 “설 대목인데도 곶감 ‘은풍준시’ 등 농특산품 판매·주문도 예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예천 34개 단체가 참여한 명예회복 범군민 대책위원회는 “군의원 모두 용퇴하지 않으면 5만 군민은 물론 출향인과 함께 불신임 운동을 벌이고 6개월 뒤 주민소환을 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