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KRX300’지수의 1년 성과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한편에서는 역대 지수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긍정적 견해도 나온다.
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에 상장된 KRX300지수를 추종한 펀드 설정액은 1조1,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첫 상품 출시 당시 96억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말 9,000억원대로 증가한 뒤 최근 1조원대에 안착한 것이다.
KRX300지수는 금융당국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2월 출범한 지수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우량종목 300개로 구성됐다. 연기금 등 대규모 자금 운용에 적합한 코스닥시장 대상 벤치마크가 부족한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식시장 통합지수라는 점에서 출시 당시 기대를 모았다.
출범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시장 관계자들의 평가는 갈린다. 우선 우정사업본부를 제외하고 주요 연기금 투자자의 벤치마크로 안착하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국민연금에 KRX300을 채택해달라고 요구하지만 국민연금은 부정적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는 사람마다 관점은 다르지만 크게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애초에 원했던 방향으로 가려면 기관들이 KRX300지수를 벤치마크로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지만 주요 기관들이 코스피200을 잘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벤치마크 변경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수 출범 시기를 고려하면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ETF전략팀장은 “지수가 자리를 잡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코스피200은 이미 20년 넘게 사용해왔고 코스닥150도 1조원을 돌파하는 데 수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RX300지수가 투자자들에게 의미 있게 활용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으로 역대 지수들을 살펴봐도 이렇게 빨리 자리를 잡은 지수는 없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