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美 은행이 서민금융 실천 동시에 고객확보 나선 방법

서비스·수수료 줄인 ‘기본거래계좌’ 확대

저소득층 등에 인기…은행 소외자 비중 감소

기존 수표 발행에서 모바일뱅킹으로 움직임

“금융환경 변화와 서민금융 동시에 해결 방법”

/연합뉴스/연합뉴스



국내 금융권은 서민금융을 수익성이 없는 일종의 사회 환원으로 보고 저신용자에게 저금리대출을 내주거나 채무감면 등을 해주는 것을 주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미국은 서민금융을 통해 고객 확보와 장기적 수익 창출까지 고려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5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은행들은 낮은 신용도 때문에 은행계좌를 만들지 못하는 저소득층 및 청년층을 대상으로 ‘기본거래계좌’ 제공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미국 은행들의 저소득층 대상 기본거래계좌 제공 확대 및 시사점’에 따르면 기본거래계좌는 최소 예금잔액만으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 직불카드, 모바일수표입금 등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계좌다. 저소득층의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미국의 일반적인 당좌예금계좌와 달리 당좌대월보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당좌대월보호란 가입자가 예금잔액 이상으로 수표를 발행해 수표가 부도처리나면 그 금액을 은행이 대신 지불해주는 서비스로, 개인이 수표 발행하는 게 보편화 된 미국의 금융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표 발행 건당 35달러로 비교적 부담이 크다.


기본거래계좌가 미국 내 청년층 및 저소득층에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당좌대월보호나 수표 발행 등 높은 수수료가 발생하는 금융서비스가 이들에겐 필요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모바일뱅킹 등의 일반화로 수표 발행 관행에서 벗어나는 등 금융환경이 변하고 있어 쓰지 않는 금융서비스에 수수료를 쓰지 않아도 돼서다.

관련기사



기본거래계좌는 오바마 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은행서비스 이용 소외자들의 은행권 편입 촉진을 위한 ‘금융포용 정책’ 일환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발표한 은행서비스 이용 소외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년 8.2%에서 2015년 7.0%, 2017년 6.5% 등으로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어 금융포용정책의 효과가 나타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17년 말 기준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US뱅코프 등 4개 대형 은행들이 보유한 기본거래계좌는 총 130만개며, 2017년에만 60만개 기본거래계좌가 신설되는 등 앞으로도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기본거래계좌 공급 확대는 은행서비스 소외자가 계좌를 보유하지 못해 수표현금 교환이나 이체 시 비은행 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은 이같은 미국의 기본거래계좌 확대가 은행권의 청년세대를 비롯한 고객 기반 확충에 상당부문 기여할 것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본거래계좌가 장래 신용카드나 주택담보대출 등 수익성이 높은 금융서비스를 원하는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미국 은행들의 기본거래계좌 제공 확대는 은행창구를 통한 금융서비스 축소 및 모바일뱅킹을 통한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사업모델을 선제적으로 최적화하는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손구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