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7일 국회에서 개최한 여야 국방위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국민이 바라는 개혁 과제들의 제도화를 위한 20대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날 “20대 국회는 전반기에 영원히 역사에 남을 일을 했다. 연인원 1,700만명이 동원된 시위 상황에서 대통령 탄핵을 의결했다”며 “그러나 20대 국회 후반기에 (개혁 과제들에 대한) 제도화에 실패하면 우리가 왜 대통령을 탄핵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현 국회를 지적했다.
문 의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민이 국회를 심판하는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며 “싸움을 하더라도 국회를 열고 논의해서 결론을 내야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회의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국회의장도 책임을 피할 수 없겠지만, 현재 모습은 비정상적이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국회를 열어놓고 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문 의장은 최근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협상안을 부결한 때나 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청취한 때 보여준 성숙한 태도를 거론, “크게 감명받았다”고 언급했다. “싸움을 하긴 하되 논리로써 싸움하는 의회, 그리고 이에 승복하는 의회, 이런 의회상이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의회상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여야의 극한 갈등으로 1월 임시국회에 이어 2월 임시국회마저 불투명한 현 정국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의장은 “한미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상황에서 여야가 함께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오는 10∼17일로 예정된 여야 5당 지도부와의 방미 일정을 소개했다. 아울러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잠정안 내용을 공유하고, 일본 초계기 사건 해결을 위한 국방위 차원의 의원외교 노력을 강조했다.
문 의장은 국회 상임위원회 단위로 여야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있다. 앞서 외교통일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들을 만났으며, 앞으로도 비슷한 자리를 계속 마련할 계획이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